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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현대사회 축소판…한국형 서바이벌 게임 장르의 새 지평을 열다

2021-09-16 06:30 | 이동건 기자 | ldg@mediapen.com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넷플릭스(Netflix) '오징어 게임'이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15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는 이정재, 박해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황동혁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5일 '오징어 게임'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사진=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게임 중 가장 격렬한 놀이"라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경쟁 사회를 가장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게임인 것 같아서 작품의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고 제목의 의미를 전했다.

친숙했던 골목길의 추억을 극도의 긴장이 감도는 게임으로 변형해 전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한 황동혁 감독, 배우들은 그와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입을 모아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일도, 결혼도 실패해 벼랑 끝으로 몰린 기훈을 연기한 이정재는 "작품을 미리 봤는데 한동안 너무 웃었다.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나 싶었다"며 스스로도 낯설었던 감회를 전해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선악을 넘나들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박해수는 기훈과 같은 동네에서 자란 동네 후배이자 승승장구하던 삶에서 미끄러진 상우로 분했다. "상우의 속마음을 읽기가 힘들어서 작품 끝까지 고민을 많이 한 캐릭터"라고 전한 그는 "심리적으로 변화하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보고 그의 선택이 과연 그만의 선택인지,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며 관람하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일하게 게임의 참가자가 아닌 관찰자인 준호로 분한 위하준은 "혼자 신을 이끌고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며 "다른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며 추억을 쌓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는 소감을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가면남들의 세계는 대화가 허용되지 않는다. 은밀한 목소리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위하준 씨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딱이었다"며 그의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직접 만나고 싶다는 감독의 요청에 지체하지 않고 뉴욕에서 서울로 날아왔던 정호연은 새벽 역으로 첫 연기 신고식을 치른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어 밤을 새워 읽었다. 황동혁 감독님의 전작을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에 기대도 많이 되고 부담도 됐다"고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게 된 흥분과 설렘을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정호연 씨의 오디션 영상을 보는 순간 눈빛, 외모, 목소리와 연기 톤까지 내가 찾던 바로 그 인물이었다"며 첫 연기 도전에 나선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놓았다. 

시종일관 참가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을 형성하는 덕수로 분한 허성태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활용해서 게임에 모든 것을 거는 인물"이라며 '기적의 오디션' 서바이벌에 참가했던 자신의 절실함과 닮아 있어 더욱 애착이 갔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5일 '오징어 게임'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사진=넷플릭스



이어진 OX 퀴즈에서는 대규모 게임을 위해 지어진 실제 크기의 세트와 게임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출연진 모두가 만장일치로 작품 속 모든 세트가 상상 이상이었다고 전해 작품이 선사할 비주얼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또한 배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로 게임에 참여한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들었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모든 연기자가 한 장소에서 같은 옷을 입고 촬영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묘한 느낌을 받았다"(이정재),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했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공간이 더 넓어 보일 때 허망하고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같은 옷을 입고 계급도 없이 같은 게임을 하다 보니 동질감을 느껴서 더 그랬던 것 같다"(박해수)는 배우들의 말에 황동혁 감독은 "너무 진짜처럼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황동혁 감독은 "작품을 다 보고 나면 '이들은 왜 이렇게 경쟁해야 했는가. 우리는 또 왜 매일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가. 과연 이 경쟁은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말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의 참가자들이 목숨 걸고 펼치는 치열한 게임, 그 안에서 포착되는 인간 군상의 규합과 배신 그리고 선택이 던져주는 다양한 모습으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오징어 게임'은 내일(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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