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똑같이 돈 맡겼는데…MZ세대 '금리혜택' 노년층 '빈손'

2021-09-30 11:4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60대 이상 적금 가입자의 80% 이상이 은행 영업점에서 대면으로 적금을 들어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가입시 제공되는 우대금리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세대로 일컫는 'MZ세대'는 온라인 우대금리 혜택을 간파해 수혜를 누린 모습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일환으로 종이통장을 줄이고 디지털금융 확장책을 펼치는 가운데, 디지털문화에 취약한 노년층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중은행 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연도별 적금 대면 비대면 가입비율'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의 비대면 적급 가입 비율은 82.8%를 기록한 반면, 60대 이상 노년층은 19.1%에 불과했다.

지난 5년간 적금의 연도별 대면·비대면 가입 비율을 보면, 2017년 대면가입자 비중은 평균 64.5%로 비대면 35.5%를 크게 압도했지만 매년 비대면 가입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비대면가입이 55.8%를 기록해 대면 44.2%를 앞지르면서 비대면 가입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6월 현재 대면가입자 비중은 36.3%, 비대면가입자는 63.7%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별 적금 가입 비율을 살펴보면, 2030세대는 비대면 적금 가입을 선호했다. 특히 30대의 경우 올해 상반기 86.7%가 비대면 적금에 가입해 전 연령층 중 비대면 가입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60대 이상 노년층은 아직도 80% 이상의 비율로 대면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활용도'를 두고 2030세대와 노년층의 은행 이용 트렌드가 나뉘는 셈이다. 

은행들은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활성화하고 통장발급으로 인한 종이 낭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비대면 적금 가입자에게 별도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이 제공하는 대표적인 비대면 혜택은 △(마케팅 동의고객 대상) 추가 우대금리 △전자금융 이체수수료 및 현금인출수수료 무제한 면제 △각종 모바일 외식쿠폰 등이다. 

문제는 우대금리 적용비율이다. 윤 의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의 우대금리 적용비율은 평균 77.4%에 육박한 반면, 60세 이상 노년층은 평균 19.4%에 그쳤다. 노년층이 대면으로 적금에 가입한 계좌 수가 254만좌로 청년층의 비대면 계좌수와 비등한 점을 생각하면 은행들이 노년층 포용에 소홀한 모습이다.  
     
한편 5대 시중은행 중 전 세대를 대상으로 디지털금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 좁혀진다. 우리은행은 6월 현재 비대면 적금가입자 비중이 89.7%에 달한다. 지난 2017년에는 49.8%에 불과했다. 신한은행도 6월 현재 비대면 가입비중이 73.0%로, 지난 2017년 50.9%보다 22.1%포인트(p) 급증한 상황이다. 

반면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대면 가입비중이 여전히 비대면을 앞지르고 있다. 농협은행의 비대면 적금가입 비중은 39.1%로 지난 2017년 15.3%에 견줘 2배 이상 증가했지만 대면가입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적금가입비중이 47.3%를 기록해 비대면 가입비중이 곧 압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의 비대면 적금 가입 비율은 우리은행 34.1%, 신한은행 29.2%, 하나은행 25.3%, 농협은행 4.9%, 국민은행 3.6% 순이었다. 

윤 의원은 "온라인·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률의 세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청년층에 비해 온라인 환경에 친숙하지 못한 노년층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며 "노년층을 비롯한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교육 제공 등 세대 간 우대금리 격차를 줄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