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지난 2017년 시작한 ‘전통 증류소주 대중화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9월, 5개 지역에서 전통 증류소주가 성공적으로 출시됐다.
농진청은 이를 바탕으로 국산 증류주 상품화 기술 현장 접목 연구, 청년창업인 기술 전수와 지원 등을 이어나갈 계획을 밝혔다.
증류주용 전용 효모, 국산 생쌀 발효 공법 발효 기술 적용한 미르./사진=농진청
30일 농진청에 따르면, ‘전통 증류소주 대중화 프로젝트’는 농산물 소비 확대와 농가 소득 증대,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것으로, 현재 농진청에서는 소주용 전용 효모와 생쌀 발효법을,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는 증류기술 표준화와 공용병 활용을 지원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 증류소주가 출시된 지역은 경기 가평과 용인, 강원 강릉, 충남 당진, 제주 성산포로, 일반 소주와 달리 주정을 쓰지 않고 우리 농산물로 발효하고 증류시켜 만든 전통주다.
이 전통 증류소주는 각 지역에서 생산된 쌀에, 농진청이 개발한 생쌀 발효법과 소주용 전용 효모 ‘N9’을 적용해 만든 것이다.
‘N9’는 국내에서 수집한 지역 누룩에서 발효 능력이 우수한 효모를 분리한 후 알코올 내성, 당분 소비율, 관능적 특성 등을 분석해 선발한 소주용 전용 효모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쌀을 씻지 않고 생산할 수 있어 폐수가 줄어드는 등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노동력도 줄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정을 원료로 희석하고 감미료를 첨가한 희석식 소주와 달리, 발효주를 감압증류기를 이용해 증류해 알코올 향과 과일 향이 풍부하면서 목 넘김이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농진청은 지역 증류 소주를 내년까지 10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주 등 경기 3개소, 강원 원주, 충북 청주, 경북 문경의 업체를 대상으로 국산 증류주 상품화 기술 현장 접목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쌀과 농산물을 이용한 증류주 생산 제조 방법을 전수하고, 원료별 증류주 제조 방법을 적용해 지역 특색이 담긴 전통 증류소주를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고품질 증류소주의 산업화를 위해 획일화된 제조 방법을 경제적으로 개선하고, 소규모 양조업체가 가진 증류기를 활용해 고품질 증류소주를 생산할 수 있도록 공정을 개선했다.
또 참여 양조업체는 지역농산물을 원료로 숙성기술 등을 적용, 고급 증류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통주 부문의 증류식 소주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농진청은 이와 더불어 ‘우리 술 청년창업 안내서’를 보급, 소규모 주류제조장을 열려는 청년들에게 주류 제조 허가 절차, 제품 품목 선정 등 양조장 창업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양조 컨설팅과 기술 조언을 받은 20여 개 업체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지영 발효가공식품과장은 “고품질, 합리적인 가격의 전통 증류소주가 대중화돼 희석식 소주 시장의 10%를 대체할 경우, 약 3만 6000톤의 우리 쌀 소비가 가능해 농산물 소비 촉진과 농가 소득 증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성공이 우리 술 산업 활성화와 청년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우리 농산물 소비 확대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우리술품평회 대통령상을 받은 농업회사법인의 신인건 대표는 “다양한 제품의 개발로 소주 시장에서 관심을 끌 수 있는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전통주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었다”라며 “주원료인 지역농산물의 소비도 평년보다 증가해 농가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됐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고품질 소주를 생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