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은행권의 지급 정지된 사기이용계좌 건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의 사기피해 건수가 대폭 줄어든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2개사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2017년 199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700건을 돌파하며 13.6배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계좌 개설에 대한 감독을 금융당국이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지급정지된 은행권 사기이용계좌수는 지난해 2만 191건으로 1년 전 4만 3771건보다 약 53.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은 2019년 4만 1296건에 달했지만 이듬해 1만 7063건으로 58.7% 줄어들었다. 대표적으로 비교대상 중 가장 많은 피해건수를 기록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5364건으로 1년 전보다 62% 급감했다. 국민은행은 2017년 8562건에 불과했지만 2018년 1만 1819건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1만 4099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신한은행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860건을 기록해 66.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2017년 5580건, 2018년 7066건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1만 1593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외 우리은행은 지난해 54.9% 급감한 4187건, 하나은행은 35.1% 급감한 3138건, SC제일은행은 65.4% 급감한 514건을 기록했다. 비교군에 포함된 시중은행은 국민·신한·우리·하나·SC은행 등 5개사다.
반면 인터넷은행업계는 2019년 2475건에서 이듬해 3128건으로 26.4% 불어났다. 케이뱅크가 322건에서 423건으로 31.4% 증가했고, 카뱅이 2153건에서 2705건으로 25.6% 늘어났다.
2017년과 비교하면 사기피해 사례는 인터넷은행에서 두드러진다. 시중은행은 2017년 2만 2428건에서 지난해 1만 7063건으로 76.0% 급감했다. 소폭 증가세를 보인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이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2017년 356건에서 지난해 3128건으로 8.8배 급증했다. 특히 카뱅에서 피해가 두드러졌다. 카뱅은 2017년 피해건수가 199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705건으로 13.6배 폭증했다. 케뱅은 2017년 157건에서 지난해 423건으로 2.7배 증가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사기이용계좌는 피해자의 자금이 송금 이체된 계좌 및 해당 계좌로부터 자금 이전에 활용돼 재산상 피해자가 발생한 것을 뜻한다. 명의인과 사용자가 다른 일명 '대포통장'과 다르며, 보다 넓은 개념이다.
배 의원은 "신고로 접수돼 지급 정지된 건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불법에 활용되는 계좌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특히 단기간 사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사기이용계좌 지급 정지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유를 금융감독 당국이 분석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