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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후에도 재차 닭 가격·출고량 담합한 하림 등 7개사, 결국 ‘철퇴’

2021-10-06 14:08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삼계 신선육의 가격 및 출고량을 담합한 7개 닭고기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1억 3900만원을 부과하고, 이 중 하림과 올품 등 2개사는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하림, 올품, 동우팜투테이블, 체리부로, 마니커, 사조원, 참프레 등 7개사는 자신들이 생산·판매하는 삼계 신선육의 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해, 지난 2011년 7월 19일부터 2017년 7월 27일까지 삼계 신선육의 가격 인상과 출고량 조절을 합의했다”며 이번 제재 이유를 댔다.

'IFF 한입속 닭안심 오리지널'·'순살 닭꼬치' 이미지./사진=하림



이들 7개사는 삼계 사육을 농가에 위탁하고, 농가에 병아리·사료 등을 제공한 후 다 자란 삼계 닭을 공급받아 도축·판매하는 사업자로, 농가는 그 대가로 자신이 사육·공급한 물량에 따라 정해진 수수료를 지급받는 구조다.

공정위에 따르면, 참프레를 제외한 6개사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6월까지의 기간 동안 9차례에 걸쳐 삼계 신선육의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참프레의 경우는 2017년 7월 출고량 조절 담합에 가담했고, 가격담합에는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삼계 신선육 생산 및 유통./그림=공정위



삼계 신선육 판매가격은 한국육계협회(이하 협회)가 주3회 조사해 고시하는 시세에서 일부 금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이들 6개사는 모두 협회 회원사들로서 협회의 시세 조사 대상이 자신들이라는 상황을 활용, 손익 개선을 목적으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상승 및 유지시키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들 7개사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의 기간 동안 시장에 삼계 신선육 공급을 줄여 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해, 출고량 조절도 합의하고 실행했다.

구체적으로 참프레를 제외한 6개사는 2011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기간 동안 총 7차례에 걸쳐 삼계 병아리 입식량을 감축·유지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삼계 신선육 생산물량 자체를 근원적으로 제한했다.

이외에도 이들 7개사는 2012년 6월부터 2017년 7월까지의 기간 동안 총 8차례에 걸쳐, 이미 도계 후 생산된 삼계 신선육을 냉동비축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시장에 유통되는 삼계 신선육 물량을 감소시켰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이번 담합사건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수급조정을 위한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심의 과정에서 이들 7개사의 출고량 조절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되는 정부의 수급조절에 따른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심도 있는 심의가 이뤄졌다”면서 “출고량 조절에 관한 구체적인 정부의 행정지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들 7개사의 출고량 조절 목적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상승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보전하려는 데에 있었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전 과장은 심의과정에서 농식품부와의 조율이 있었냐는 질문에 “농식품부는 ‘축산계열화 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자율적인 수급조절 권고였을 뿐, 가격담합에 대한 부분은 없었다’는 회신을 받았다”면서 “이들 업체가 주장하는 행정지도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매우 잦은 모임을 통해 가격 담합을 실행한 것이 증거자료로도 명백히 드러났으며, 업체들도 이러한 담합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되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려면, 자유경쟁의 예외를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법률 또는 그 법률에 의한 명령의 범위 내에서 행하는 필요·최소한의 행위여야 한다”면서 “이 사건 출고량 조절은 이러한 법률에 근거한 정부의 명령·행정지도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7개사의 국내 삼계 신선육 시장점유율./자료=공정위


전 과장은 “이번 조치는 삼계 신선육 시장 점유율 93%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들 간에 약 6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담합을 제재한 것으로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인 닭고기의 가격 인상을 초래하는 담합을 시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공정위가 지난 2006년 삼계 신선육 시장의 가격·출고량 담합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음에도, 재차 담합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 제재로 올바른 경쟁질서가 확립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하림과 함께 검찰 고발조치된 올품은 하림의 계열회사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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