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연 5%대 금리'를 목전에 둔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한 달 반 사이에 0.5%포인트 오르면서 연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이르면 이번주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한 가계대출 규제책을 추가로 내놓을 전망이어서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부터 연 3.031~4.67%로 올랐다. 이는 8월 말 2.62~4.19%와 비교해 한 달 반만에 하단과 상단이 각각 0.411%포인트, 0.48%포인트 높아졌다.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2.92~4.42%에서 3.14~4.95%로 인상됐다. 최고금리가 한 달 반 사이 0.53%포인트 오르면서 연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18~4.43%(1등급·1년)이 적용된다.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인상된 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도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인 내달 25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오는 11월에는 경제가 지금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특별히 큰 요인이 없는 한 충분히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번주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한다. 빗장을 걸어잠궜던 실수요자들의 전세대출은 풀었지만,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는 조기에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개인이 받은 모든 금융권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을 나눈 비율이다.
금리인상은 가계의 채무상환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계부채는 현재 18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구매와 전세수요 등이 지속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가계빚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특히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2조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0.5%포인트 인상되면 이자부담은 5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다음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책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내년까지 대출금리 인상속도 역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