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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피습, 흔들리는 한미동맹 복원 계기로

2015-03-05 11:21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조우석 문화평론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5일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가 좌파단체 회원의 피습을 받은 것은 건국 이래 최초로 발생한 주한 외교사절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결정적으로 한미관계가 매우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박근혜대통령은 취임 이후 친중 일변도로 가는 바람에 정작 맹방 중의 맹방인 미국과 소원해지는 기미를 보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휴하는 이웃 일본과는 결정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리퍼트 대사 테러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위기를 전면적으로 타개하고, 한미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러 모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은 한국 외교를 갈림길에 세울 것이 분명하다. 미국이 최근 한국사회와 박근혜 정부를 보는 시각은 서운함 그 자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미 좀 하면 어때"하고 빈정댔던 노무현 정부가 반미를 외친 것은 일견 이해할 수도 있다. 이념 성향 자체가 좌편향이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반미 이해해도 박근혜정부 태도는 이해 못해

이념적으로 우파이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잇고 있는 지금 박근혜정부의 친중 일변도 외교 노선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조야의 솔직한 반응이다. 심지어 당혹감과 함께 깊은 유감과 함께 분노한다는 격앙된 심리도 없지 않다.

사건의 시점도 미묘하다. 한미 연합군사훈련(키리졸브)으로 인한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국무부 웬디 셔먼 차관의 동북아 역사 문제 발언 문제로 한미간에 이견차이가 노정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의 반응은 영 미덥지 않다. 박대통령이 중동국가를 순방 중인 상황에서 이완구 국무총리는 리퍼트 대사의 피습사건과 관련해 “이런 사건이 터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는 한미관계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박근혜정부는 친중일변도 외교정책을 탈피해서 한미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일본과의 갈등도 풀어내야 한다.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 /YTN화면 캡처
이건 아니다. 사안의 긴박함에 비춰 너무 안이하고 가벼운 표현이다. 이 총리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에게 “미국 정부 측에 현 상황을 신속히 설명하고 미국과 협력관계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것도 아니다. 어휘 하나 고르고 표현을 하는데 이 정도의 미온적 대응이란 명백한 실수에 해당한다.

이완구총리는 한미 외교의 최대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신호로 읽힌다. 훨씬 정중한 표현과 무게감 있는 위로의 말을 전했어야 옳았다. 아직은 초기 대응이니 앞으로 며칠이 매우 중요함을 차제에 일깨우고 싶다. 

이번 기회에 박근혜 정부 3년간 어떻게 한미관계 복원 쪽으로 갈까를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런 '비정상의 정상화'에 결정적 계기가 되지 않는다면, 한미관계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내 지식인과 정부 여당의 지혜로운 대응을 필자가 주문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미운동 30년 시점, 좌파 정비의 계기되길

국내 좌파 등 극단주의자들의 움직임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투적 성향의 좌파들 소행은 전혀 예견 못했던 것도 아니다. 현대사에서 1985년은 건국 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반미운동이 일어난 해로 기록된다.

대학생들이 주도했던 반미운동은 초기 단계에서는 신군부의 광주진압 작전을 미국 정부가 묵인한 데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라는 수준이었다. 시일이 지나면서 주한미군철수 운동으로 확대되고, 친북적인 민중민주주의혁명노선으로 발전했다.

리퍼트대사 테러 사건은 현대사에서 반미운동이 30년이 되는 시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 미국에 적대적인 사회세력이 많이 축적됐다는 뜻이다. 미국대사 테러사건은 1980년 12월 광주에서 일어난 최초의 미문화원 방화사건보다 질이 더 안 좋다. 그건 보도 통제로 크가 알려지지 않았다.

두 번째 미문화원방화사건은 1982년 3월 부산에서 일어났다. 이번 테러는 그보다도 충격이 크다. 당시 부산 미문화원에 난입했던 학생들은 불을 질러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 대학생 1명이 죽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문제는 이번 테러가 미국의 얼굴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이다. 질적으로 그것 못지 않게 흉악하다.

반복한다. 이번 참혹한 테러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고립을 전면 재조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옳다. 그리고 극단화하는 좌파단체들에 대한 정비에 손대는 전환점되길 바란다. 그게 상처입은 리퍼트 대사를 마음 깊은 곳에서 위로하고 미국민 모두에 대한 진정성있는 연대감의 표현이다.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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