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3분기 매출을 확대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 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선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 확대 등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미디어펜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진행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IFRS 연결 기준 △판매 89만8906대 △매출액 28조8672억원(자동차 22조5779억원, 금융 및 기타 6조2893억원) △영업이익 1조6067원(영업이익률 5.6%) △경상이익 1조9370억원 △당기순이익 1조4869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9.9% 줄었으나 매출액은 4.7%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313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으나, 당시 세타2 엔진 등 품질 관련 충당금 2조1352억원 설정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 1조8000여억원과 비교하면 2000억원가량 감소한 규모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SUV 판매 확대, 인센티브 축소 등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수익성 개선 활동에 집중해 부정적 요소들을 상쇄할 수 있었다"면서 "그 결과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이익률 5.9% 특히 자동차 부분 영업이익률 4.7%를 기록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발표한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당초 현대차는 3분기부터 반도체 공급 이슈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이상으로 장기되고 있다.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반도체 수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현대차는 예상하고 있다.
서강현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 코로나 확산세가 9월을 넘어가면서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체의 라인 정상화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4분기 또한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내년까지도 일부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반도체 업체와 물량 협의 및 공급 안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생산과 판매 최적화, 믹스 조정을 통해 수익성 약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전략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 판매목표는 최근 전기차 시장 확장 추세에 발맞춰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019년 여러 미래기술전략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2025년 56만대의 전기차 판매목표는 최근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수정 전략을 준비 중으로, 수정 전략이 준비 되는대로 시장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3분기까지 글로벌 누계 판매대수는 9만94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아이오닉 5는 3분기부터 유럽까지 본격적으로 판매되며 누적 판매 3만대를 넘어섰고, 코나EV 역시 유럽에서 높은 판매를 지속하며 전기차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현대차는 내년에도 아이오닉 6와 제네시스 GV60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기차 판매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사업을 뒷받침할 배터리 수급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 전무는 "현대차는 2023년까지 예정된 양산 전기차 배터리 수급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면서 "2023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통해 2024년 이후 10GWh 규모의 배터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제고의 일등공신인 제네시스 차량 판매 확대와 브랜드 가치 제고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3분기까지 제네시스는 신형 GV70과 G80의 글로벌 출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4만4000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내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 역시 전년 동기 3.5%에서 4.6%로 급등했다.
4분기에도 제네시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브랜드 론칭 지역도 기존보다 대폭 확대될 예정이라 판매 전망은 더욱 밝다.
구 전무는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계약 1주일 만에 1만대를 돌파했으며, 연말에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신형 G90 출시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제네시스의 판매 모멘텀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