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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 잰걸음…은행권, 새해 점포 대규모 통폐합 예고

2021-11-01 13:43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디지털금융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새해 영업점 통폐합이 대거 이뤄질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내년 1월께 대규모 지점·출장소 통폐합에 나서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일부 지방은행도 한계 영업점을 연내 통폐합한다. 

인터넷은행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전통 은행권이 점포 정리로 비용부담을 줄이는 한편, 디지털은행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와 금융정의연대는 금융감독원 앞에서 '은행 점포폐쇄 중단 및 감독당국의 점포폐쇄 절차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류준현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께 신한은행은 전국적으로 지점 37개와 출장소 5개의 점포를 기존 점포와 합친다. 구체적으로 내년 1월 17일 영업점 30개, 출장소 5개가 인근 지점과 통폐합하고, 같은 달 24일에는 영업점 7개가 인근 지점과 합리화에 나선다.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 21일 전국적으로 영업점 24개와 출장소 11개를 폐점하는 대신, 인근 점포와 통합작업을 거쳐 24일부터 손님 맞이에 나선다고 고시했다. 

하나은행은 연내 점포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상반기부터 조금씩 점포를 정리한 하나은행은 지난 9월 9곳, 10월 1곳을 각각 정리한 데 이어 다음달에는 11곳을 폐점한다. 내년 1월 10일에는 서울 광장동점과 울산 삼산점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영업점 5곳, 출장소 1곳을 통폐합하는 데 이어, 다음달 30일 영업점 21곳, 출장소 3곳을 정리하고 기존 영업점과 합칠 계획이다. 

이 외에도 NH농협은행(7곳), BNK부산은행(8곳), BNK경남은행(2곳) 등이 연말까지 영업하고 기존 영업점과의 통폐합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을 계기로 본격적인 점포 다이어트에 나서면서, 전국적으로 점포 수도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국내 은행의 전체 영업점 수는 6789개였지만, 올해 상반기 말 6317개로 4년새 472개가 줄어들었다. 5대 시중은행이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약 100여개의 점포를 추가 폐쇄할 방침인 만큼, 새해에는 약 6200여개의 점포만 남을 전망이다.

은행권의 점포 폐쇄는 행원들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최근 10년 새 2만 5000여명에 달하던 직원 수가 1만 7000여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대표인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무분별한 은행 점포폐쇄가 계속되면 지속적인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연령과 거주지에 따른 금융격차를 확대하는 사회적 혼란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들이 실적 경쟁하듯 점포 폐쇄를 이어가면서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악화를 야기했고, 금융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없애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노조의 지적대로 오프라인 지점을 선호하는 금융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불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편의점과의 제휴를 택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GS25, CU와 제휴를 맺고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편의점 혁신점포를 개점해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편의점 점포에서도 디지털 영업부 직원과의 화상상담 등을 통해 영업점 창구 업무의 80%를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은행 지점 대안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공동점포는 저비용으로 디지털 소외계층의 기존 고객을 유지·보호하는 데 장점이 있다"며 "점포 효율화 흐름 속에 비용 절감과 금융소비자 편의를 함께 실현하는 공동점포가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은행들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대거 개편해 금융 취약계층의 디지털금융 서비스 유입을 돕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6일 홈페이지 첫 화면에 조회·이체를 배치하며 금융소비자의 가시성을 한층 드높였다. 또 △자주 사용하는 메뉴 △계좌현황 △거래내역 추가메모 △편리한 이체서비스 등을 개편·반영하는 등 인터넷뱅킹을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개편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KB 스타뱅킹'을 본격 개시했다. 개편 앱은 홈 화면에서 대표 계좌를 설정해 잔액 확인과 이체를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중심의 제안형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원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우리은행은 △Clear(방해되는 모든 것을 비워내고) △Fit(필요한 것들로 맞춰주고) △Lead(더 나은 금융여정을 안내하는) 등의 3대 원칙을 내세워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우리WON뱅킹'을 전면 개편했다.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가시성을 한층 개선했다는 평가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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