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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하는 10년 동안 변함없는 ‘안철수 루틴’

2021-11-02 11:02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세 번째 대권 도전. 이번에도 어김없이 ‘야권 단일화’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일단 구애의 손짓을 보냈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은 불가피해 보인다.

안 대표가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단일화’로 쏠렸다. 그는 지난 2012년에는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2017년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각각 단일화를 두고 진통을 겪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단일화’가 부각된 것은 안 대표가 대선 전체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이 1~2%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 대표가 가진 10% 내외의 고정 지지층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당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다”면서 “그럼에도 안 대표가 무서운 점은 본인이 당선은 못되도 누군가를 떨어뜨릴 수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실제 안 대표는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2~3%, 많게는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격차가 대부분 오차범위 내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 손을 잡아야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일단 ‘양강’으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안 대표와 손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은 안 대표의 대선 출마에 대해 “우리 정치에서 많은 역할을 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분위기를 굉장히 좋게 만들어 주셨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안 대표와) 점심 때도 보고 저녁도 하고 이러면서 소통하고 있다"고 친분관계를 드러냈다.

홍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지난 8월부터 수 차례 만나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며 "정권 창출에 공동전선을 펴야 한다는 그 인식에는 서로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9월 초인가 만났을 땐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엔 분리돼서 대선 출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데 안 대표도 동의했다"며 "합당은 난센스라 '가치 동맹'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본경선 이후 등판이 예상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다. 세 사람의 관계는 상당히 껄끄럽다.

이 대표는 대놓고 안 대표와 악연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 기반이 서울 노원구 상계동인데,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안 대표에게 패했다. 2년 후 2018년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보궐선거가 열렸을 때 이 대표는 출마를 준비했는 데 당시 같은당(바른미래당)에서 찬반이 엇갈리면서 소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운을 빈다”고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과거 합당 과정을 언급하면서 “저는 어떤 제안을 해야할지도 이제는 모르겠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안 대표가) 원래 당긴다고 당겨지는 분도, 밀친다고 밀쳐내지는 분도 아니기 때문에”라며 "본인 판단에 따라 제안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저희가 제안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과의 관계는 더 껄끄럽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의 대선 출마에 대해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사람이 대권 도전에 나선다고 어떤 영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안 대표는 두 사람의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그런 발언들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저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 제가 정권교체를 할 것”이라며 일단은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단일화에 임하는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과정을 보면서 어떤 분이 총리나 장관으로 적합한 분인지 잘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완주해서 당선된 뒤 국민의힘 후보를 기용하겠다는 뜻이거나, 단일화에 나서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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