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워싱턴DC에서 17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던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기자회견이 독도 문제에 반발한 일본의 불참 통보로 급작스럽게 무산됐다.
방미 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차관은 이날 제9차 외교차관협의를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셔먼 부장관만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헤 최 차관은 기자들에게 “일본측이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로 삼아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개최국인 미국이 단독회견을 통해 한미일 차관협의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 한미일 차관협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단독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의 불참과 관련해 “한동안 그랬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일부 양자간 이견이 있었다. 이 이견 중 하나가 오늘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면서 “(다만) 이 이견은 오늘 회의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셔먼 부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짧게 답하겠다”며 “미국은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 및 파트너와 갖고 있는 협의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계속된 협의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종전을 선언하는 것에 미국이 동의하는지’에 대한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는 “종전선언에 대해 이미 답을 했다. 우리는 좋은 협의를 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간 이견이 해소됐는지, 곧 발표가 있을 것인지’ 질문에도 “한국과 일본, 다른 관련 동맹 및 파트너와 협의 및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최종건 외교부1차관과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한일 외교차관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1.11.18./사진=외교부
그러면서 셔먼 부장관은 “우리가 함께 협의·조율할 때 늘 평화와 안정에 있어 각국 및 전세계의 이익을 보장하는 좋은 결과를 도출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셔먼 부장관이 종전선언에 대해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언급한 것 그동안 불거진 한미 간 이견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한미 간 종전선언 논의의 구체적인 내용 및 상황에 대해선 언급을 피한 것이다.
한편, 일본은 한미일 3자 공동기자회견에 불참하면서도 한일 양자 외교차관회담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외교부는 18일 최 차관이 모리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외교차관회담을 진행했다며 일본 신 내각 출범 이후 이뤄진 한일 양측간 첫 고위급 대면 교류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사안을 놓고 기존 입장을 설명하면서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교부는 “모리 차관의 독도 관련 일본측 입장 언급에 대해 최 차관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고 밝혔다.
양 차관은 한미일 3국 협력, 코로나19 상황에서 양국 국민의 편익 증진을 위한 협력,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또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외교당국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