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소비자경보 2015-1호 발령
[미디어펜=김재현기자] #군대를 전역해 직장을 찾던 A씨(20대, 남)은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한 건설회사의 전기보조 일을 찾게 됐다. 건설회사 과장은 "중간부터 일을 해도 월급이 다 나가 회사가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통장을 한 달만 관리하겠다"고 제안했다. A씨는 일을 구했다는 기쁨에 과장이 요구한 통장과 카드, 카드 비밀번호 등을 모두 넘겼다. 하지만 과장은 그 다음날부터 전화를 받지 않았고 2주 뒤 경찰서에서 '통장 양도 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혐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A씨는 신규 예금계좌 개설 제한, 전자금융 거래 제한 등으로 금융생활을 하는데 아주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 금융감독원은 13일 소비자경보 2015-1호를 발령하고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통장가로채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 |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도별 피싱사기 이용 대포통장 추이를 보면 2012년 3만3496건에서 2013년 3만8437건, 2014년 4만470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자신도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통장을 빌려줬을 경우에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그간 통장이나 현금카드 양도는 법상 처벌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대가성이 없으면 처벌받이 않았으나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시행돼 돈을 주고 받지 않더라도 처벌이 가능해졌다.
통장을 빌려준 사람에게는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금융거래도 제한된다. 1년간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계좌 개설 제한, 대포통장 명의인의 전 계좌에 대한 비대면거래가 제한된다. 또한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취급 심사 등 통장양도 이력 고객 정보를 심사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장을 타인에게 빌려주면 돈을 주고 받지 않더라도 처벌될 수 있어 절대 응대하지 말아야 한다"며 "통장을 양도, 매매한 경우 즉시 발급 금융회사에 거래정지나 해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분증 분실이나 금융거래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경우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추가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금융회사 영업점이나 금감원 1층 민원센터를 방문해 등록 가능하다.
한편, 통장매매 광고나 모집책을 발견하는 경우 경찰청(112)이나 금감원(국번없이 1332)로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