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나날이 감소하는 어가인구 및 어촌노령화 문제를 개선코자 추진하고 있는 ‘어촌뉴딜300’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어촌뉴딜300 사업을 통해 관광객 증가 및 특산물 상품 개발 등으로 지역민 소득 증대와 함께, 청년층 유입으로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어촌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19년 동 사업에 선정돼,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경기도 화성 백미리 마을이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어촌뉴딜 300’ 사업은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된 컨텐츠를 발굴하고, 어촌과 어항 통합 개발을 통한 사업효과 극대화와 함께 사회·문화·경제·환경 분야에서 어촌지역의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1일 답사한 백미항은 인근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요양시설 환자를 제외하면, 320명의 인구와 15척의 어선을 갖고 있는 작은 어촌이다.
식당 단 한 곳과 카페 한 곳 등 주민 편의시설과 방문객 대비 편의시설이 부족해,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외면하기 직전의 마을로, 지근 거리에 있는 국가어항인 궁평항과 전곡항, 제부도에 끼여 제 색깔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8개의 객실과 카페, 브리핑룸 등이 있는 B&B하우스./사진=미디어펜
이에 해수부는 104억 8300만원을 투자해 (베드앤블랙퍼스트)B&B하우스 리모델링, 슬로우프드 체험장 조성, 백미힐링마당 조성, 백미마을 안길 및 마을디자인 개선사업, 스마트빌리지 플랫폼 구축 등 주민공동이용시설과 여가복합공간을 조성했다.
이러한 투자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먼저 2000년 기준 약 5만6000명의 방문객 수가 지난해 1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8억 6000만원이었던 체험관광 수익이 21억 8000만원으로 증가하면서, 253%의 수익 증대가 이뤄졌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어촌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지역협의체 구성을 통해 지역주민 주도의 사업계획수립을 유도해, 지역 스스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백미항 어촌계원들이 직접개발한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백미리 주민의 124명이 속해있는 어촌계는 자체적으로 여러 가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젤라또 전문가 양성프로그램 및 참여주민 전원이 ‘농어촌체험지도사’ 자격증과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사회관계서비스망(SNS) 활성화 교육을 통해 주민이 직접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특산품 판로까지 구축했다.
백미리 주민들이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개발한 젤라또./사진=미디어펜
이창미 백미리어촌계 사무장은 “17년전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못 사는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1등 어촌이 됐다”라며 “정부가 단지 정책자금 지원을 통해 청년들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직접 와보고 이 마을에서 자신들이 할 일을 찾고 자연스럽게 흡수돼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믹스커피만 마실 줄 알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커피 전문가가 됐다”면서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역주민이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졌고, 어촌뉴딜 사업이 ‘삶의 질’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창미 백미리어촌계 사무장이 1일 백미항 B&B하우스에서 어촌뉴딜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또한 이 사무장은 “우리 마을이 정부 지원을 받아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이제는 우리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나 다른 분들을 위해 봉사할 때”라며 “예비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다만 전에는 학교나 단체에서 체험하러 왔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개인이나 가족단위로 방문하면서 관광 수익이 줄었고, 연어장이나, 꽃게장, 김, 미역 등 마을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던 수출길이 막혔다”고 아쉬워했다.
이 사무장은 또 “차박(자동차에서 숙박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마을 곳곳에 생활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가는 방문객들이 있어, 주민들이 치우고 있다”고 말해, 보다 성숙한 국민의식이 요구되는 대목이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백미항은 어촌뉴딜300 선정 대상지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며 “지금은 약 12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며 “이는 전국 2300개 어항 중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로, 어촌뉴딜 사업 이후 항상 1등 어촌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여가복합센터./사진=미디어펜
한편 ‘어촌뉴딜300’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대상 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한 후 지방자치단체가 ‘어촌어항재생사업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게 되는데, 총 300개의 뉴딜 대상지 중 2019년에 70개소가 선정됐으며, 2020년 120개에 이어 올해 60개가 선정됐고 내년도에 50개가 선정될 예정이다.
세부사업 내용으로는 △선착장, 터미널 등 기항지 개선 △방파제, 물양장 등 어항시설 정비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안전난간 등 안전시설 설치 △해안산책길 조성을 비롯, 문화·관광시설 확충 △갯벌체험장 등 지역소득 증대 도모 △주민 교육 및 자생력강화 프로그램을 통한 역량강화 사업 △브랜드 및 지역특화 상품개발 지원 등이다.
총 사업비는 약 3조 원(국비 2조 1000억원, 지방비 9000억 원)으로, 개소당 약 100억 원이 투입된다.
선정된 대상지는 어촌뉴딜300 사업 추진을 위해 마련된 ‘어촌·어항법’에 따라, 추진지원단을 설치하고, 대상지별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전담 배치하며 사업 종료 후 3년까지 현장밀착형 자문·컨설팅을 상시 지원한다.
2019년 선정된 70개소 중 52개소가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백미항 어촌계원들이 난타를 연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