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들이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모바일앱에 적용하며, 사용자 편의주의적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은행이 자체 개발한 얼굴인식 기술을 모바일앱에 적용해 인증절차 간소화와 보안성 강화를 달성하는가 하면, 스마트폰에 설정 중인 글씨크기를 앱에 그대로 구현해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시중은행 모바일앱에 견줘 인터넷은행은 디테일에 집중하며 고객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발한 얼굴인식기술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바이오인식시스템 시험인증'에서 인식률 100%, 에러율 0%로 성능 기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외에도 인공지능(AI), 생체인증, 보안 등의 개발에 집중하며 편의성과 보안성을 개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뱅은 사내 금융기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얼굴인식기술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바이오인식시스템 시험인증'에서 성능 기준을 통과하면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카뱅은 얼굴인식 기술인 'KabangFR'이 조명 방향, 표정 변화, 포즈, 액세서리 착용 여부 등 모든 부문에서 인식률 100%, 에러율 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뱅은 안면인식기술로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안 강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본인인증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사기거래탐지 등의 분야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카뱅은 카카오그룹의 AI 연구소인 카카오브레인과 공동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카뱅은 카카오브레인과의 협력으로 △금융 소비자 행동분석 △상담 챗봇·금융봇 고도화 △금융 사기 예방을 위한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 운영 효율화 등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토스는 고객들이 평소 스마트폰에 설정 중인 글씨크기를 별도 설정 없이 앱에 그대로 구현하는 디테일경영을 펼쳐 시각장애인 등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권 앱들이 글씨 크기를 3단계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토스는 iOS(9단계), 안드로이드(12단계) 등 기기별로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글씨가 커져도 단락 나눔 현상이 없고, 저시력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애용하는 '다크모드'도 별도 설정 없이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토스는 스마트폰 화면을 읽어주는 '보이스오버' 기능을 구현할 뿐 아니라, 고객센터 상담이 필요한 이들에게 ARS 연결을 도와주고 있다.
토스의 디테일경영은 이승건 대표가 금융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국내 장애인을 주목한 데서 비롯된다. 이 대표는 250만명에 달하는 국내 장애인 인구 중 토스앱 사용과 직접적 연관이 있을 지체, 청각, 언어, 시각장애 인구가 180만명에 달하는 점을 주목했다.
토스는 아이폰 기준 보이스오버 사용자가 토스 전체 가입자의 1% 미만에 불과하지만, 최근 1년간 2배 가량 늘어난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상위 15개사 뱅킹앱 설치수 기준 순위 / 자료=NHN 다이티 데이터 마켓 '2021년 하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뱅킹부문' 캡처
이처럼 인터넷은행들이 모바일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앱에 집약하면서 실사용자 수도 시중은행앱을 훨씬 앞지르는 분위기다.
모바일앱 분석기관인 NHN 다이티 데이터 마켓이 펴낸 '2021년 하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뱅킹부문'에 따르면, 지난 10월19일 안드로이드 기준 상위 15개 뱅킹앱 설치수에서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1·2위를 각각 차지하며 시중은행을 따돌렸다. 토스는 10~20대, 40~50대에서, 카뱅은 30대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두 은행이 비교연령군에서 1~2위를 독식한 셈이다.
뒤이어 3위는 KB국민은행, 4위는 NH농협(농협 통합), 5위는 케이뱅크가 차지했다. 그 외 신한은행은 6위, 우리은행은 7위, 기업은행은 9위, 하나은행은 10위에 그쳤다.
인터넷은행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디지털화에 전력 중인 시중은행이 옛 명성을 되찾을 지도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KB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은 지난 10월 새롭게 개시한 '뉴 스타뱅킹'을 언급하며 "현재 MAU(월간 사용자 수)가 900만명이 조금 안 되는데 연말까지 1000만명, KB모바일인증서도 1000만명으로 늘려 '더블 1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내년에는 'MAU 2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앱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9월 말 기준 금융앱 중 MAU가 가장 많은 앱은 카뱅으로 1740만명이다. 토스는 토스뱅크를 출범하면서 MAU가 최근 1400만명을 넘어섰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