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가 연초부터 수익성 확보에 고민이 크다. 원자재와 공급망 리스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원자재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 수입관세 인하 등의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과 공급망 비용 증가로 기업 채산성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화물기에 항공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이 생산자물가 및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살펴보면 지난해 수입물가는 전년대비 17.6% 올랐다. 이 중 원재료수입물가의 상승률이 42.3%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4.6%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한경연이 원재료수입물가 상승이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수입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0.13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2021년 연간 기준으로 적용하면, 42.3%의 원재료 수입물가 급등은 지난해 생산자물가를 5.7%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원재료수입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기업 스스로 자체 흡수하고, 나머지 절반을 제품판매 가격에 반영한다는 가정아래 국제원자재가 상승이 기업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비금융업 전체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 이전 5년(2016년~2020년) 간 평균 5.1%다. 그러나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8%에 그쳤다. 기업들의 가격전가로 인해 생산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은 6.0%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이 국내 거시경제 및 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적 확보, 수입관세 인하, 국제물류 지원 등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최대한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불안에 대한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원자재, 부품 등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 300개사 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공급망 불안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88.4%가 올해도 ‘지난해의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 지속‘(57.0%)을 꼽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해외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며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했고 올해 들어서도 기업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미·중 패권 경쟁‘(23.3%),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확대’(12.4%)가 뒤를 이었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안이 지속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대책 마련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고 답한 기업은 9.4%에 불과했다. 반면, ‘대책 없다’라는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는 53.0%였으며, ‘검토중’이라는 기업은 36.1%였다.
대책을 세웠거나 검토 중인 기업은 구체적인 대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급 다변화‘(45.7%)를 우선 꼽았다. 뒤이어 ‘재고 확대‘(23.9%), ‘국내 조달 확대‘(12.0%) 순으로 답했다.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수급처 다변화’(23.9%)와 ‘국내 조달 지원 강화’(21.8%), ‘FTA 등 외교적 노력 확대’(17.1%)를 핵심 사안으로 지목했다. 이밖에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16.1%), ‘정부비축 확대’(10.4%)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와 공급망 이슈가 올해도 경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수출기업들이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원가 상승분을 모두 제품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