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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위해서라면…천안함 폭침과 문재인의 두 얼굴

2015-03-26 07:36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2010년 천안함 폭침, 2002년 노무현과 2012년 문재인

5년 전 백령도 앞바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에서 46인의 용사는 그 생을 마감했다. 고 한주호 준위는 이들을 위해 바다 속을 들어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그로부터 석달 뒤, 2010년 6월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이 천안함 대북규탄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민주당 신학용 간사는 항의했다. 당시 국회 천안함 특위 위원이던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천안함이 두 동강난 것은 홀인원 다섯 번 연속과 같은 우연”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천안함 침몰이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이나 수리 중인 미 해군 핵잠수함과 관련있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은 “과학적으로 (천안함 침몰 원인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 책임을 져야 한다. 반드시 대국민 사과하고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며 합참의장 등 지휘부 군 관계자들을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 천안함 침몰이라 표현하며 자신들이 한 것이 아니고 5.24 조치를 즉각 해제하라는 북한. 이에 대해 국방부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변명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당시 민주당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하여 유럽의회도 낸 북한 규탄결의안을 반대했다. 민주당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서한을 유엔 안보리에 보내) 이적성 논란을 자초한 참여연대를 옹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천안함이 현 정부의 대북강경책에서 비롯됐다며 대북정책 기조를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천안함 폭침을 마주했던 당시 민주당의 태도는 “도둑이 들어와 재산을 빼앗기고 아내가 겁탈 당했는데 도둑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도둑에게 잘 해줘야 한다”며 동네방네 광고하는 격이었다.

과거로 더 거슬러 들어간다. 2002년 이회창과 노무현이 맞붙던 대선 시기의 일이다. 필자는 육군병장으로 군복무 중이었다. 함께 군생활하는 소대원들을 빠삭하게 잘 알던 시기였다. 당시 내무실 소대원 26명 중 2명을 제외한 모든 이가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젊은 군인들은 ‘아들을 군대 보내지 않은 이회창이 미워서’, ‘군복무 단축한다는 노무현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라는 두 가지 이유로 노무현을 지지했다.

   
▲ 3월 26일은 천안함 폭침 5주기다. 대한민국 해군, 천안함의 명패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노무현은 군복무 단축으로 군인들의 환심을 샀다. 10년 뒤 이 공약은 되살아난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군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고 군 영창을 폐지하자는 공약을 내세웠다. 노무현의 재림이었다.

2012년 12월 선거기간 내내 문재인 후보는 ‘천안함 침몰’이라는 표현을 고수하다가, 대선 치르기 하루 전 ‘천안함 폭침’이라고 발언했다.

2015년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인지부조화

이랬던 민주당이 몇 년뒤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름을 바꾸고, 2015년 3월 천안함 폭침 5주기를 맞아 급기야는 ‘안보정당’ 이미지를 세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낯 뜨거움을 넘어서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다.

군복차림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는 25일 인천 서구 강화도를 방문했다. 처남들이 해병대에 복무했다고 밝히며 “천안함 폭침사건”이라고 발언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문재인 대표, 하루종일 수고 많으셨다. 특전사 공수부대 경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문 대표는 군복에 위장 크림까지 바르고 연병장의 상륙돌격장갑차(KAAV)에 탑승해 부대 주변을 돌았다.

   
▲ 천안함 폭침 5주기를 앞두고 25일 서해에서 대규모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한 해군.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철저한 응징을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어리둥절하다. 오락가락행보도 아니고 과거의 모습을 돌이켜 볼 때 문재인 대표는 인지부조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안보정당이란 자들이 군복무 단축 대선공약을 십년에 걸쳐 두 번이나 전면에 내세운다. 국방부의 공식보고서와 유엔의 대북 결의를 반대한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 밝혀져도 북한이 그런 짓을 한 것은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며 날을 세운다. 참 대단한 안보정당이다. 염치없음의 차원을 넘어선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본질, 표를 위해서 무엇이든 한다는 포퓰리즘

천안함 폭침, 더 나아가 국가 안보에 대한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태도는 사실 ‘염치없음’이나 ‘인지부조화’ 차원이 아니다.

포퓰리즘이다. 표를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도 구걸할 수 있다는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이다.

25일 문재인 대표가 방문해 안보정당 코스프레를 벌인 곳은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서구 강화을 지역구의 한 군부대다. 2002년 군복무단축으로 노무현은 젊은 남자들의 표를 샀다. 2012년 군복무단축 및 영창폐지를 내세운 문재인 역시 젊은 청년들의 표를 사고자 애썼다. 2015년 역사는 반복된다.

   
▲ 천안함 폭침 5주기에도 여전히 정부의 자작극, 미잠수함 충돌설, 좌초설 등 비과학적인 선동을 하는 세력이 있다.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정부 공신력을 훼손시키는 세력에 대한 국민적 응징이 필요하다. 대전 한남대 학생들이 교내 추모공간을 찾아 천안함 46용사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5년 3월 천안함 5주기를 맞아 문재인은 4.29 재보궐선거 지역구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가 안보정당 이미지 구축이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라 위화감이 들지만, 정치인의 본질을 다시금 확인케 하는 좋은 사례다. 안보는 저리가라, 오로지 포퓰리즘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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