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수많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도심 항공 교통(UAM)을 꼽은 가운데 각 분야 전문 기업들과 손을 잡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나 기술적 한계가 따르고 있어 고도화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SK텔레콤 컨소시엄의 UAM이 비행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한국공항공사 제공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예약·탑승, 지상-비행체 간 통신, 내부 인포테인먼트, 지상 교통-UAM 이용 연계하는 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과는 UAM 기체 제조에 관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UAM에 활용되는 수직 이착륙 전기 비행체(eVTOL)의 최장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글로벌 관련 업체 중 가장 빨리 대규모 생산 시설을 건설해 기체 양산을 준비 중이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직속 UAM 태스크 포스(TF)를 발족하며 미래 기술 연구∙개발(R&D)과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다른 비행체들과의 충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전한 비행 관리 체계가 필요해서다.
SK텔레콤 못지않게 KT도 하늘길 사업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KT는 대한항공·현대자동차·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와 'K-UAM 어벤저스'를 이뤄 사업 모델 연구와 교통 관리 시스템(UATM)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서 KT는 UAM에 탑재될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다.
LG유플러스도 한국항공대학교 산학협력단·쿼터니언과 드론 기체 설계·비행 제어 시스템 상용화 연구에 착수했다. LG유플러스는 드론 기체에 5G 이동통신·원격 제어 기능을 탑재해 AI 화재 감지 기술을 적용한 산불 관련 서비스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체 제작사 조비 에비에이션의 UAM./사진=SK텔레콤 제공
UAM은 인원 또는 화물 수송이 가능한 도심 항공 교통 수단이다. 흔히 '에어택시'로도 통한다.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들은 2035년까지 UAM 대중화를 목표로 한다. 국내 관련 기업들이 정부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자 하는 건 유망한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UAM 시장은 2040년 경 17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은 관제탑과 끊임 없는 교신을 통해 운항한다.
국내 통신사들은 LTE나 5G 통신망을 촘촘히 보유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항공기 비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현행 5G 기술로는 UAM 사업을 상용화 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제선 민항기는 상공 10.7~12.2km, 국내선의 경우 7620m~8840m 사이의 고도에서 비행한다. 그러나 지금의 5G 통신 기술로는 상공 120m까지만 교신이 가능하다.
국내 통신사들은 '탈 통신'을 외치며 인공 지능·빅 데이터·클라우드 등 소위 'ABC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UAM에는 이 같은 기술들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신사들은 통신망 고도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 통신사들은 미래 통신 체계인 6G에 대비하고 있다. 6G는 이론상 5G 대비 데이터를 50배 이상 빠르게 전송할 수 있고, 무선 지연 시간은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10km 상공까지도 교신이 가능하다. 이는 곧 안전 문제로 촌각을 다투는 항공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도 연결된다.
KT SAT은 저궤도·정지 궤도·5G 등 다수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해 끊김 없는 통신을 구현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공개했다. 저궤도 위성은 기존 정지 궤도 위성 대비 고출력과 저지연 통신을 특징으로 해 6G 등에 활용 가능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다만 게이트 웨이·ISL(Inter Satellite Link) 등 기술적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