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하나금융의 새 사령탑에 내정됐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온지 10년 만에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그룹의 2인자'로 그룹의 주요 현안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주도해왔던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을 두고 업계는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9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전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함 부회장을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28일 내부 3명·외부 2명 등 총 5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한 데 이어, 이날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거쳐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회추위는 은행장과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함 부회장이 최고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추위는 “함 회장 후보는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 성과를 냈고, 조직 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함 부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을 맡아 이들 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실적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통합 행장을 맡은 첫해 1조3727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이듬해 2조1035억원으로 급증했다. 2016년부터는 그룹의 부회장을 맡아 ESG경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업계에선 “이미 예상했던 결과”로 평가했다. 특히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사법 리스크도 조만간 무죄 판결로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함 부회장은 오는 16일과 25일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징계 취소소송과 채용 문제 관련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미 같은 혐의로 재판을 진행해 왔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무죄를 받은 전례가 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해 금감원을 대상으로 한 DLF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고, 조 회장 역시 최근 채용 비리와 관련된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예상했던 결과로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 걸림돌로 지적됐던 사법 리스크도 앞서 같은 혐의의 재판 모두 무죄 판결이 난 만큼 문제될 것이 없을 것”으로 말했다.
한편 단독 후보로 추천된 함 부회장은 다음 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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