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나란히 지난해 연간 순이익 4조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며 ‘4조 클럽’ 시대를 열었다. 이번 실적에서 KB금융은 신한금융보다 약 4000억원 차로 앞서며 2년째 ‘리딩금융’ 타이틀을 수성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각 사 제공.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4조원 이상의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증가 등에 따른 은행 이자이익 증가와 함께 비은행 부문도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라임펀드 투자상품 손실이 신한금융의 발목을 잡으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익격차는 3903억원으로 확대되며, 전년(408억원)보다 더 벌어졌다.
신한금융은 지난 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4598억원을 포함한 연간 4조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금리인상에 따른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와 카드·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 실적도 고르게 증가하며 8년 연속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연간 이자이익은 9조5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각각 1.83%, 1.45%로 개선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이 늘어난데 따른 영향이 컸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수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모두 증가해 7.7% 증가한 3조6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수익은 증권수탁 수수료와 카드수수료가 증가했고, 리스자산 증가에 따른 리스금융 수수료 등 수수료 사업 전반이 성장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금투 자기매매 손익 및 라이프의 자산운용손익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사모펀드 사태 등에 따른 4676억원의 투자상품 손실 비용이 이번 실적에 반영되면서 KB금융과의 격차가 확대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초자산 변동에 따른 추가 손실 등 현재 시점에서 회계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부분은 세후 기준 최대 2000억원 예상하고 있다”며 “이 비용은 최소 2~3년에 걸쳐 분산 인식할 예정이어서 향후 그룹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6372억원을 포함해 연간 4조40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중심의 핵심이익 증가와 푸르덴셜생명, 프라삭 등 인수‧합병(M&A)를 통한 비유기적인 성장에 따라 전년대비(3조4552억원) 27.6%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자이익은 전년대비 1조 5073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여신성장과 NIM 개선에 따라 약 6920억원 증가하고, 푸르덴셜생명, 프라삭 등 M&A 영향으로 약 5000억원의 이자이익이 추가로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그룹과 은행의 4분기 NIM은 각각 1.85%, 1.61%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전년대비 약 6,670억원 증가했다. 소비회복에 따라 신용카드수수료손익이 증가와 은행의 신탁상품 판매 회복으로 신탁이익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특히 주식시장 호황과 IB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따른 증권업수입수수료도 확대됐다.
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 등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축소되면서 전년대비 1830억원 감소했다. 다만, 보험관련손익의 경우 손해보험의 이익체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푸르덴셜생명 인수 영향이 반영되면서 전년대비 2567억원 증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견조한 여신성장과 국내외 M&A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사업부문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해온 결과 순수수료이익도 성장을 이뤘다”며 “그룹의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고 주요 계열사들의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을 제고한 결과 그룹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2.6%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