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이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회원인 데릭 지터(48)가 마이애미 말린스 CEO(최고경영책임자)에서 물러난다.
지터는 1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말린스와 관계를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CEO 사퇴와 함께 갖고 있던 구단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지난 2017년 8월 사업가 브루스 셔먼과 손잡고 말린스를 인수해 CEO를 맡은 지 4년 6개월 만의 결별이다.
지터는 "5년 전 처음 말린스를 인수했을 때 CEO로서 비전을 갖고 있었고,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의 명성을 이용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 노력과 신뢰, 책임감을 갖고 구단을 개선했고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린스에서 자신이 했던 일들을 돌아보며 "구단은 내가 가고자 했던 것과 다른 방향의 미래 비전을 갖고 있다.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앞둔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사퇴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터는 구단과 자신의 미래 비전에 대한 차이가 있다는 표현을 했지만, 현지 매체들은 셔먼 구단주와 갈등이 결별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터가 CEO를 맡은 후 말린스는 간판스타 여럿을 트레이드하는 등 대대적인 선수단 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말린스는 2019시즌 105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가 축소 운영된 2020시즌에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로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2021시즌 말린스가 다시 지구 4위로 성적이 하락하자 지터는 과감한 투자로 FA(자유계약선수) 선수 영입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데 반대한 셔먼 구단주와 불화를 겪는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결국 지터는 말린스와 결별을 선택했다.
셔먼 구단주는 "우리 팀에는 사업과 야구단 운영 부문에서 구단을 이끌 재능 있는 인재들이 많다"고 지터가 떠나도 구단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팀의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갈 것이다.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지역 사회와 팬들을 즐겁게 해줄 팀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터는 현역 시절 빼어난 활약으로 '양키스의 영원한 주장'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2020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만장일치에 한 표 모자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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