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러시아가 다음 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에 적게는 9000억원에서 많게는 4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오는 9일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퇴출되며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지난 3일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러시아 종목의 편출을 확정했다.
MSCI는 “압도적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이 러시아 증시를 ‘투자할 수 없는 곳’으로 간주한다”면서 “러시아를 신흥시장 지수에서 제외시키고 독립(Standalone)시장으로 재분류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편출에 따른 MSCI 신흥시장 지수 재분류는 오는 9일 장마감 이후에 적용된다. 독립시장은 MSCI의 선진시장 지수나 신흥시장 지수, 개척시장 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로 이뤄져 있다. 현재 독립시장으로 분류된 국가는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이다.
MSCI 신흥시장 지수 구성 국가는 러시아를 뺄 경우 25개국에서 24개국으로 줄어든다. 지난 1일 기준 러시아는 MSCI 신흥시장 내 11위로, 지수 내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정도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퇴출될 경우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이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비중은 12.2%에서 12.4%으로 올라가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세계 증시 주요 지수에서 러시아가 빠지면서 한국 비중이 올라가는 만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편출로 인한 국내 종목 수급 유입 규모는 최대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시장 지수 내 포함된 국내 종목은 대형주 중심”이라며 “오는 7~8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등 대형주 위주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수급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 분류 변경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는 지수 내 한국 비중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9000억원 내외로 추산한다”면서 “최근 일주일 간 MSCI 러시아 지수 급락으로 신흥국 내 비중이 1.5% 감소한 점을 고려할 경우 분류 변경에 따른 한국 지수향 효과는 예상보다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이어 “지수 영향은 긍정적이나 지수 베팅보다는 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중 패시브 유입에 따른 베타가 큰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10일 평균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매수 비율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우, LG화학우, 현대차우, KT&G, 현대차2우B, 코웨이,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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