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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화해, 검찰 '솔로몬해법' 찾아야

2015-04-01 16:04 |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처럼 화해했다. 더 이상 갈등을 확산시키지 않기로 했다. 소모적 분쟁과 공방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모두가 패자될 뻔했던 위기를 넘겼다.

삼성과 LG간의 화해는 국민들에게 모처럼 전해진 낭보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샅바싸움도 적지 않았다. 신제품 성능, 기술 특허, 핵심인력 스카웃등을 놓고 두 그룹의 입장이 상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유럽가전전시회(IFA)에서 불거진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소송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LG전자 경영진이 현지 가전 양판점에서 세탁기신제품의 경첩(힌지)을 고의로 파손시켰다며 임원진을 고소했다. LG측은 삼성임직원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맞고소했다.

두 그룹은 ‘경제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위해 분투했다. 그동안 수많은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해서 국민들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안겨줬다. 삼성과 LG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세계 일등품목을 쏟아냈다. 한국을 세계최고의 IT선진국으로 견인했다. 대한민국의 국가위상도 높였다.

   
 

국민들은 두그룹이 국내에서 감정싸움을 벌여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봤다. 언론은 양그룹의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진실규명보다는 양비론(兩非論)으로 접근했다.

삼성과 LG의 극적인 악수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회생의 불씨를 살려내려는 박근혜정부에도 긍정적이다. 재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라이벌이 악수를 나눈데는 총수들의 결단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 이재용부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최근 청와대오찬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오너들의 의사가 반영됐다. 일회성 화해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합의서도 만들었다. 양사간의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했다. 검찰 사법부 관계당국에 선처도 요청했다. 향후 갈등이 발생할 경우 법적 분쟁을 지양키로 했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키로 했다.

삼성에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서명했다. LG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가 사인을 했다. 두 그룹 대표들의 사인은 국민적 약속이다.

그룹간 화해는 이뤄졌지만, 재판은 진행중이다. 검찰은 명예훼손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LG전자 임원진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명예훼손 사건은 고소인측이 취하하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 불벌죄가 적용된다.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 재판은 그대로 이뤄지고 있다. 두 그룹이 화해를 하고, 관련소송을 취하한 상태에서 재판이 이어지는 것은 부담스럽다. 자칫 두 그룹의 화해정신을 퇴색시킬 수 있다. .
화해와 공존의 정신이 진정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검찰과 사법부도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으면 한다. 굳이 재판을 강행해서 무슨 실익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경제는 살얼음판이다. 투자와 일자리창출이 부진하다. 주력 제조업의 매출및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청년실업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백수들에게 소중한 직업을 제공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삼성과 LG는 청년들에게 가장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기업들이다. 모든 젊은이들이 두그룹에 입사하고 싶어한다. 문제는 경영진이 재판 부담을 안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전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두 그룹 모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1일부터 갤럭시 S6글로벌 판매에 올인하고 있다. S5 판매부진을 만회하고, 대박을 터뜨려야 한다. 애플의 아이폰6를 제쳐야 한다. LG도 G3를 이어 차세대 스마트폰을 상반기중 내놓아야 한다.

삼성과 엘지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구현하는데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삼성은 대구에서, LG는 충북오창에서 각각 창조경제 혁신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지역 중소 벤처기업들에게는 엄청난 단비다. 창업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소중한 기회의 장이다. 한국의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주)와 래리 페이지(구글창업주), 마윈(중국 알리바바그룹 창업주)을 배출할 수 있는 창업지가 될 수 있다.

관계당국은 원만한 해결 방안을 만들어줘야 한다. 두 그룹의 선처 희망은 재판부의 양형에 참작될 것이다. 가장 좋은 방안은 검찰에서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것. 경제회생의 견인차인 두 그룹이 앙금을 말끔히 털고 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사전 합의를 통해 화해를 유도했다. 법적 분쟁시 처벌보다는 자율적인 화해로 풀어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두 그룹이 글로벌시장에 나가 승부를 펼치도록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검찰과 사법부가 두그룹간 화해를 최대한 뒷받침해주는 ‘솔로몬의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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