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삼성화재에 이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이동량 감소 등으로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기록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자, 보험료 인하 요구를 받아왔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3%와 1.2% 인하하기로 했다.
DB손해보험은 다음 달 16일, 현대해상은 4월 13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내 달 21일에 책임을 개시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보험료를 1.3% 인하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다음 달 11일 책임이 개시되는 계약부터 자동차보험료를 1.4% 인하한다.
앞서 삼성화재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2% 내리기로 손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4월 11일부터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한다.
자동차보험은 각사의 상품 구조가 거의 비슷하고 가격 경쟁도 치열해, 손보사들이 비슷한 폭으로 보험료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손해율 개선 영향이 크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자동차 운행량 감소에 따라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1%로 2019년(91.4%)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 현대해상(81.2%), DB손해보험(79.6%), KB손해보험(81.5%) 등 주요 손보사들의 차보험 손해율도 90% 이하로 내렸다.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에서 3년 연속 적자를 내던 손보사들은 손해율 개선으로, 지난해 4년 만에 2800억원대 흑자를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사들은 통상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손보업계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보면서 흑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고객 환원 차원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으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안정적인 손해율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흑자는 2017년 266억원 흑자를 달성한 이후 4년 만으로 올해부터 정비수가 4.5% 등 원가상승 요인이 있어, 녹록지 않은 상태다. 지난 10년간 누적 자동차보험 적자액은 9조원에 달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했으나, 아직까지 누적적자가 큰 상황”이라며 “현재도 자동차보험이 들어 오는 게 부담스럽다. 예전에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운전자 보험도 같이 들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다 비교해보고 따로 가입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판매를 토대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으로 연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