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오는 25일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측과 박철완 전 상무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주주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 위임장을 접수한 것과 그에 필요한 사항들을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위해 공시한 참고서류에는 전자위임장 수여 가능 여부에 대해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했으며, 관련 양식도 첨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을지로 금호석유화학 사옥/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금호석유화학이 박 전 상무측 대리인으로 사칭,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기간 이전부터 불법적으로 위임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기간을 준수했고, 박 상무측을 사칭하지 않았고 강조했다. 박 전 상무에게 위임장을 받아도 그 내용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칭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을 대체하기 위한 후보도 엇갈렸다. 사측은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와 박영우 에코맘코리아 이사를 추천한 반면, 박 전 상무는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와 함상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입장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 전 상무는 회사의 주가가 15만원대로 형성되는 원인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를 꼽았다. 지난해말 0.56%의 자사주가 소각됐고, 최근 발표한 방침도 1500억원으로 시가 기준 3%에 머문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OCI와 진행한 자사주 맞교환도 지적했다. 박 전 상무는 사측이 우호지분을 확보했을 뿐더러 스왑된 자사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유통 주식수가 증가,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과 주당 배당금이 감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왼쪽)·박찬구 회장/사진=위너스피알·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피앤비 실적과 금호리조트 및 금호폴리켐 인수 등으로 창출되는 이익이 배당금 산출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올해 별도 당기순이익 43.7%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이 실시된다고 반박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은 각각 1만원·1만50원으로, 배당금 총액도 2809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년 대비 2.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주당 배당금도 2배 이상 늘어났다.
자기주식 취득에 소요되는 1500억원도 당기순이익의 15.2%로, 지난해 계획을 5%포인트 이상 상회한다고 부연했다.
박 전 상무가 보통주 1만4900원·우선주 1만4950원의 배당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지난 3개연도 배당 총액의 2배를 뛰어넘는 것으로, 예측가능한 수준의 주주환원을 지향하는 회사의 정책과도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3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 △제45기 재무제표 및 이익 배당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개로, 사측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잔 전략'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주주들의 이해도 향상에 나서기로 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