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16일 올해 10번째 미사일을 발사해 실패했을 때 평양주민 머리 위로 파편비가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가 끝난 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발사했다”며 “이 미사일이 수㎞ 상공에서 폭발해서 미사일 파편비가 쏟아져 평양주민들이 놀랐고, 민간피해가 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24일 ICBM 화서 15형을 쏘고 화성 17형이라고 위장한 것은 16일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평양주민이 놀라고 민심이반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이것을 해결하고자 화성 15형을 쏘고 화성 17형을 성공했다고 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국방위 보고에서 지난 24일 오후 2시 33분경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ICBM과 관련해 화성 15형보다 정점고도와 비행시간이 증가했지만 비행특성을 정밀 분석한 결과 화성 17형보다 화성 15형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미사일은 거리 약 1080㎞, 최대고도 약 6200㎞ 이상으로 정상 발사 시 사거리 1만3000㎞ 이상으로 판단했다. 탄착지역은 일본 EEZ 내로 일본 연안에서 약 150㎞ 떨어진 지점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5일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포 17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3일 발사와 관련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현장에 참관해 발사 전과정을 지도했다고도 전했다. 2022.3.25./사진=뉴스1
국방부는 북한이 25일 화성 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영상이 편집됐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이유에 대해 먼저 발사 당일 순안은 대부분 구름으로 덮여 있었으나 북한이 공개한 발사 장면 영상은 청명한 날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적으로 화성 17형은 백두산 계열 엔진 4개 묶음(클러스터링)으로 엔진이 1/2개인 화성 14형·15형보다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16일 발사 실패 이후 8일만에 재발사했는데 이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각종 한미 공조회의에서 미국측도 한국측의 분석 기법과 평가 내용에 동의했다면서 현재 미국측도 상세 분석을 진행 중이며, 화성 15형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으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16일 발사 실패 장면을 평양주민들이 목격한 상황에서 유언비어 차단과 체제 안정을 위해 최단시간 안에 성공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2017년 성공해 신뢰도가 높은 화성 15형을 대신 발사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북한의 24일 ICBM 발사는 대외적 측면보다 대내적 고려 사항이 더 컸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방부는 북한이 이번에 화성 15형을 발사했다고 해도 2017년 11월 발사한 것보다 일부 성능 개량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17형 탑재 이동식발사대(TEL) 등 ICBM 이동발사대의 기술 수준도 일부 향상된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방부는 화성-17형의 ‘다탄두’ 탑재 기능은 아직 초기 수준인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탄두 탑재에 필수적인 후추진체(PBV) 개발도 진행 중이나, 관련 시험시설이 미비해 아직도 개발 초기 단계라는 분석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