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최근 해양경찰이 불법 고래 포획물 운반선을 적발한 사건과 관련, 암암리에 만연하고 있는 불법적 고래잡이를 막기 위해, 해양수산부 등 정부의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반선이 대량의 고래고기를 운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로작업을 하는 본선은 지속적으로 고래 불법 포획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현행 법규에서는 작살로 고래를 잡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는 팔 수 있도록 돼 있어, 고래는 '바다의 로또'라 불리며 '횡재'로 여겨지는데, 그물로 고의적으로 고래를 불법 포획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운동연합은 5일 발표한 논평을 통해 "고래가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발생하는 불법 포획을 규탄한다"면서 "보호종 외 식용하는 고래에 대한 위탁 판매 대금을 정부가 환수하고,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등 제도를 바꿀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불법 포획을 부추기는 위판 제도에 있다면서, 고래 포획이 목적인 선박은 육안으로도 불법 개조를 확인할 수 있어 가까운 연안으로 접근하지 않고, 운반선을 통해 고래 사체를 육지로 옮기곤 한다.
보호종인 고래는 혼획이 돼도 위판이 불가능하지만, 식용 고래인 '밍크고래'(이번에 적발된 고래)는 보호종이 아니라서 고의적인 혼획에 대한 제도적 제한이 어려운 실정이다.
환경연합은 "단기적으로 고래 위판에 대한 '경제적 이득'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고래가 다니는 길목에 의도적으로 그물을 쳐 고래를 잡는 일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위판 이득 때문에, '혼획을 가장한 고의적 포획'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혼획 고래에 대한 위판금을 정부가 회수하고, 이를 '해양생물보호기금'으로 조성하면, 고의성 혼획 시도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고래 포획을 금지할 수 있는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6년 국제포경기구(IWC)에서 고래 포획을 금지하면서 수산업법에서 '연안 포경업'을 삭제했지만, 고래 고기는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모순된 구조'라며, 미국은 1972년 해양포유류보호법을 제정해 고래류 잡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것.
이어 "매년 1000여 마리가 넘는 고래가 폐사하고 불법 포획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해수부가 단기적으로 고래 고시 개정을 통해 위판금을 환수하고, 조속히 해양포유류보호법을 제정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