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GS칼텍스, 기름유출 "어민도 바다도 마르지 않은 여수의 눈물"

2015-04-10 14:12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심각한 인재로 회자되고 있는 ‘우이산호 충돌 기름유출 사고’가 지금까지도 논란의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원유부두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물적 보상에만 머문 채, 이곳 어민과 지역민들의 정신·건강보상 문제에 대해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인근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 여수 기름유출 사고 당시 피해현장에서 방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고 해역 인근에 생활터전을 마련하고 있는 어민과 지역민들은 지금도 악취와 생활의 불편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GS칼텍스의 결여된 안전의식으로 촉발된 어처구니 없는 인재로 물질적·정신적인 고통을 이어오고 있는 주민들이 지금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가 기업 차원에서 어장 및 어민 피해보상을 마무리한 상태이지만, 피해지역 주민 건강상태 점검에는 소홀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수산자원의 복원과 생태계의 보전, 훼손된 환경의 복원 등을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을 내놓기보다는 정책 당국에게만 의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보는 이들의 시선도 여전이 차갑다.

GS칼텍스의 원유부두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여수 앞바다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지역 한 환경단체가 벌인 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대표적인 유류오염 피해지역인 여수시 신덕일대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신덕일대는 물론 묘도의 해안 방파제 인근 조간대에서는 아직도 검은 기름이 떠다니고 있다. 이로 이한 기름 냄새가 이 지역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경단체와 지역민들의 우려는 사고 당시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최근 방제작업의 완료로 모든 사고가 끝이 난 게 절대 아니라는 것. GS칼텍스 측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생태계 복원을 위한 진심된 노력은 아직도 찾아볼 수 없다는 시선이 대체적이다.

특히 직접적으로 피해를 체감하고 있는 어민과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S칼텍스가 오로지 통계수치로만 환산된 보상에만 치우친 나머지, 현실적이면서도 궁극적인 대안 마련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우려 깊은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GS칼텍스는 생계에 타격을 받는 어민과 주민들의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생태계와 파괴된 환경 회복 평가를 진행하는 동시에 자료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지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고는 GS칼텍스의 기업활동으로 인한 일어난 것인 만큼, 향후 이곳에서 발생 가능성이 있는 피해에 대해서도 지역민에게 성실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GS칼텍스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고 있다"면서 "향후 보상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환경평가가 나온 후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말을 아꼈다.

◇ 지금도 신음하는 바다…'보이지 않는 위험'

일반적으로 GS칼텍스로 인한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고가 과거 금동호사고, 씨프린스호사고, 호남사파이어호사고 등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기름오염사고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GS칼텍스가 자체적인 현장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합리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쏠리고 있다.

유류오염피해는 사고 당시는 무론 수십 년 동안 남아 있는 유분은 그대로 남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원유의 독성이 꾸준히 영향을 미쳐 인근 주민들의 건강악화는 물론 환경·경제적, 사회·문화적 문제, 나아가 생태계 고갈이라는 사안을 항시 품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 유류오염 피해지역인 여수시 신덕일대에서는 아직도 검은 기름이 떠다니고 있다. / 사진=여수환경운동연합 제공

한편 지난해 1월 31일 오전 싱가포르 국적 유조선 우이산호(WU YI SAN·16만4169톤)은 전남 여수시 낙포각 GS칼텍스 원유2부두로 원유 27만8585톤을 싣고 접안을 위해 다가오던 중 육지와 부두 사이 연결된 200여미터 길이의 송유관과 부딪혔다.

송유관 3개가 파손된 이 사고 인해 원유 70킬로리터, 나프타 69킬로리터, 유성혼합물 25킬로리터 등 164킬로리터(820드럼)가 바다로 흘러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해역 인근 신덕 마을은 해안가로 번진 기름떼로 온통 덮혔으면, 이 마을 주변 해변과 공동어장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아울러 휘발성이 강한 나프타 유출로 사고로 인해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이어졌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나프타는 사고초기 1~2일 사고 현장과 주변 마을은 덮쳤으며, 이로 인해 구토와 두통이 심각했지만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미흡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사고 인근 신덕 마을은 해변이 기름범벅이 되면서 방제 인력이 투입됐지만 사고 발생 이후 열흘이 지나는 동안 300여명이 호흡기 등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으며, 이 가운데 70여명이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기름 방제 작업에 나섰던 피해 지역 인근 주민들 일부 역시 두통과 구토 증상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당시 GS칼텍스의 사고 사실 파악 이후 약 1시간 정도 기름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GS칼텍스는 여수해경 등 관계 당국에 신고를 미뤄 초동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고대응 매뉴얼에 따라 즉시 신고를 하지 않아 당국 방제팀이 현장에 출동하기 까지 피해를 크게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사실을 파악한 즉시 신고했다고 밝혀왔던 GS칼텍스 측은 “여수해경 해양오염방제과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실과 과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고 내용을 설명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큰 논란이 일었다.

GS칼텍스는 사고 직후 4드럼(800리터)로 알려진 유류 유출량이 해경 중간수사결과 발표량인 16만4000리터에 비해 축소됐다는 점, 중간이 끊어진 3개의 송유관 밸브를 모두 잠그는 시간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는 점 등 초동대처가 매우 미흡했던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