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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보험사 건전성 악화…지급여력비율 '뚝'

2022-05-09 11:49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을 둘러싼 건전성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금리상승기에는 보유 중인 채권의 평가가치가 떨어져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전분기와 비교해 대부분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을 말한다. 가용자본(보험사의 각종 리스크에 따른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을 요구자본(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현행 보험업법은 RBC비율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를 넘도록 권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 RBC비율이 280.7%로 전분기 대비 61.7%포인트나 떨어졌다.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은 각각 255%, 171.1%로 전분기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한화생명과 KB생명은 각각 23.6%포인트, 25.5%포인트 낮아진 161%를 기록하며 금융당국 권고수준인 150%를 간신히 넘겼다. KB손해보험도 전분기보다 17.1%포인트 하락한 162.3%를 기록하며 150%를 소폭 상회했다.

실적 발표에서 RBC비율을 공개하지 않은 보험사도 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은 오는 16일 RBC비율을 공개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1분기 235%, 지난해 말 210.5%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전해진다. NH농협손보의 RBC비율은 지난해 1분기 178%, 지난해 말 196.5%를 기록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악화된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이다. 보험사들은 주로 국내외 장기채권에 투자하는데 금리가 상승하면 신규로 투자하는 채권은 수익이 증가하지만 기존에 보유한 채권은 가치가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의 악화로 이어진다.

채권은 만기보유채권과 매도가능채권으로 분류되는데 현행 회계 기준에 의하면 만기보유증권은 원가로, 매도가능증권은 시장 가치로 각각 평가된다. 매도가능증권으로 채권을 재분류해놓으면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의 평가이익으로 RBC비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가격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 평가이익을 높이기 위해 만기보유증권 비중을 줄이고 매도가능증권 비중을 늘려온 보험사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올해 들어 총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자본성증권 2500억원을 발행했다. DB생명,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도 각각 950억원, 200억원, 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또 지난달 메리츠화재가 신종자본증권 700억원, 푸본현대생명 50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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