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저금리와 세계적인 경기부양정책에 코스피지수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어 국내 증시가 상승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사진=한국거래소 |
16일 장에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9.94포인트(0.94%) 오른 2139.9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3.8포인트(0.56%) 오른 698.31포인트까지 오르며 7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도 2000선을 밑돌던 코스피는 꾸준히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이제 2200선 돌파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일과 9일을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 동안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오명에 시달리던 코스피가 2100선을 강하게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과는 달리,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증시 상승세가 다시 한번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펀드 환매로 모처럼 박스권을 넘어선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 장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무려 1조2411억원이 자금이 유출됐다.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에 이어 주식형펀드에 대한 환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해외주식형펀드는 정반대다. 해외주식형펀드에는 이달 들어 277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진 돈이 해외주식형펀드로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000선을 넘어가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지는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 다만 이번에는 유럽,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미국의 금리인상이 다소 늦춰지면서 외국인의 자금이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주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1조5268억원을 국내 증시에 쏟아 부으면서 국내 증시의 강세를 주도했다. 반면, 기관은 펀드 환매에 1조1536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 역시 1938억원을 매도했다.
때문에 주식형펀드의 환매보다는 외국인의 수급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으면서 환매는 계속 나오고 있었다”며 “외국인의 수급은 다음주까지는 괜찮을 것 같긴 한데 4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는 외국인 수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펀드환매는 분명히 부담이지만 외국인이 환매물량을 받아준다면 코스피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4월 FOMC를 앞두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소 약해질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