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추가 확대 정책을 내놓은 지 3주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시행 첫 주 소폭 감소한 이후 2주 연속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특히 경윳값이 휘발윳값을 넘어서면서 화물차 운송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97.95원으로 전날 대비 2.16원이 올랐다. 지난 3일 1903.93원을 기록한 이후 20일 연속 오르고 있는 것.
23일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이 1997.95원을 기록하면서 20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특히 서울, 경기, 제주, 강원, 충남, 충북 등 6개 광역시도에서 경유가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주 소폭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 같은 경유 가격의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재고부족으로 인해 올라간 국제 경유 가격이 국내 가격에도 연동돼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이달 1일부터 시행한 유류세 인하 확대조치가 경유와 휘발유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면서, 휘발유는 리터당 246원, 경유는 리터당 172원의 인하 효과가 발생해 휘발유가 상대적으로 더 큰 폭의 인하 효과를 누리게 돼 이러한 경윳값 역전 현상이 일어나게 됐다.
여기에 유류세가 인하되면서, 유류세 인상분에 대해 지원하는 유가보조금도 줄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7일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확대를 결정하고, 현행 지급기준 가격을 리터당 1850원에서 100원 인하한 1750으로, 지급 시한도 7월 말에서 9월 말로 2개월 연장키로 했다.
하지만 체감 경윳값은 당분간 내려가지 않을 전망이다. (사)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1만958개 중 유류세 확대 조치를 반영해 리터당 30원 이하로 적용한 주유소는 전국 전체 1만958개 주유소 중 2754개로 25.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 화물 운송업을 생계로 하고 있는 A씨는 “차량 할부금과 보험료를 내고, 여기에 기름값까지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그래도 생업을 놓을 수는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일감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차량을 내놓고 다른 현장 일이라도 찾아보려고 했지만, 지금은 워낙 매물이 많아 제값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87.94원으로 경유 가격보다 10.01원 낮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