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쇼크가 지속하는 가운데 대법원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신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노사갈등 심화로 미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대법원의 임금피크 무효 판결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행진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날 대법원은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갖고 노동자나 노동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임금피크제 적용 기준이 처음 나오면서 앞으로 이 문제가 기업과 노조의 협상 테이블에 주요 안건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무효화 및 폐지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향후 협상에서는 노사간의 줄다리기가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임금피크제로 인한 노사갈등 심화를 우려한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생산자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이슈까지 기업들의 경영 부담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래 성장 전략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주요 그룹사는 1000조원이 넘는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임금피크제로 인한 노사갈등 증폭, 줄소송 등이 현실화 되면 신경영 전략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빠른 경영 판단과 실행이 중요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내부 갈등까지 발생하면 성장 전략 추진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임금피크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잡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갈등이 장기화 하면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기를 놓칠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로 부작용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경직으로 인산 경영 부담 확대, 생산성 저하 등이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전날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점을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하면 청년 일자리 감소와 중장년 고용불안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줄소송 사태와 인력 경직성 심화로 기업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하고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기업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며 “이번 판결이 법 개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면서 산업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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