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카드론 금리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저신용자를 둘러싸고 카드사와 인터넷은행 간 금리 경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KB·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2.98%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3.26% 대비 0.28%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2%대를 기록했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 14.01% △하나카드 13.25% △삼성카드 13.12% △KB국민카드 12.96% △신한카드 12.70% △우리카드 12.45% △현대카드 12.39% 순이다.
올해 1월 13.66%였던 카드론 평균금리는 2월 13.54%, 3월 13.26%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론 금리는 조달금리가 올라갈수록 연동해 우상향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도 같이 상승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비용도 늘게 된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가맹점 대금 지급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에 필요한 자금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여전채 AA+등급(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3년물 금리는 4.005%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2.420%) 대비 1.58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에 이어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두 달 연속 ‘베이비스텝’인 25bp씩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5년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9개월간 5차례나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25~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다음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2~3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낮아지는 모습이다. 시장금리와 역행한 카드론 금리 동향은 대출 영업 경쟁 가열에 따른 것으로 카드업계는 분석했다.
인터넷은행은 저렴한 금리를 내세워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을 늘려가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 상품을 줄이고 중금리대출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자산시장 냉각과 가계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경쟁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카드업계는 설명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카드사들이 카드론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 인터넷은행 등과의 경쟁으로 대출 유치도 힘들어지면서 금리 인상기에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 고객의 눈길을 끌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