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MP이슈] 선배들 나섰다…옥주현·김호영 고소전, 진짜 아사리판

2022-06-23 09:50 | 김민서 기자 | kim8270@mediapen.com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최근 불거진 뮤지컬계 인맥 캐스팅 관련 고소 사태를 규탄했다. 

배우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 측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뮤지컬을 사랑하고 종사하는 배우, 스태프, 제작사 등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저희는 뮤지컬 1세대의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라는 큰 재앙 속에서도 우리는 공연 예술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유지해왔다"며 "이제 더 큰 빛을 발해야 할 시기이기에, 이러한 상황을 저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힌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한 뮤지컬이 관객분들과 온전히 만날 수 있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게 된다.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며 배우, 스태프, 제작사 각각이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논란이 고소전으로 이어지자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이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세 사람은 가장 먼저 '배우'에 대해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배우는 모든 크리에이티브팀의 콘셉트를 무대 위에서 제대로 펼쳐내기 위해서 오로지 자신의 역량을 갈고닦아야 한다. 뮤지컬의 핵심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 간의 앙상블이기 때문에 동료 배우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우는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찬사를 대표로 받는 사람들이므로 무대 뒤 스태프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스태프들에 대해서는 "각자 자신의 파트에서 배우가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 진행은 물론 무대 운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또한 모든 배우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위에 홀로 선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제작사가 지켜야 할 원칙으로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참여하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기 위해 가장 선봉에 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은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선배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온 뮤지컬 무대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 뮤지컬을 행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불공정함과 불이익이 있다면 그것을 직시하고 올바로 바뀔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며 “뮤지컬의 정도를 위해 모든 뮤지컬인들이 동참해 주시길 소망한다. 우리 스스로 자정노력이 있을 때만이 우리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랑스럽고 멋진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옥주현(왼쪽)이 최근 김호영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더팩트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입을 모은 이유는 최근 불거진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엘리자벳' 측은 지난 13일 10주년 기념 공연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했다. 하지만 엘리자벳 역에 옥주현, 이지혜가 캐스팅 되고 김소현의 이름이 누락된 것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의문을 표했다. 

동료 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엘리자벳' 캐스팅 발표 다음 날인 14일 자신의 SNS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엘리자벳' 캐스팅에 옥주현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옥주현과 이지혜가 같은 소속사라는 점 등이 함께 주목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옥주현은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엘리자벳' 캐스팅 관련해 억측과 추측에 대한 해명은 제가 해야할 몫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무례한 억측 추측을 난무하게 한 원인 제공자들, 그 이후의 기사들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관계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 한다"며 불쾌한 마음을 드러냈다. 

'엘리자벳'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 역시 "강도 높은 단계별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새로운 배우들과 지난 시즌 출연자를 포함해 VBW 원작사의 최종승인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로 캐스팅됐다"며 "라이선스 뮤지컬 특성상, 뮤지컬 '엘리자벳'의 캐스팅은 주·조연 배우를 포함해 앙상블 배우까지 모두 원작사의 최종 승인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옥주현은 김호영과 누리꾼 2명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제출했고, 김호영 측은 유감을 표했다.

김호영 소속사 피엘케이굿프렌즈 측은 "옥주현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으로만 상황 판단을 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당사 및 김호영 배우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이로 인해 배우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있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또 "해당 내용으로 인해 김호영에게 그 어떤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렇듯 뮤지컬계 내부에서 고소전이 펼쳐지자 1세대 배우들은 업계 내 부조리를 간접 폭로하고, 자성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의 호소문이 올라오자 김소현, 신영숙, 정선아, 최유하, 최재림, 조권 등 수많은 배우들이 지지를 표했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