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무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보라 기자
이 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근 RBC제도 개선은 자본적정성 관리에 일부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보험회사에서는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3월말 기준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9.4%로 전분기말(246.2%) 대비 36.8%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재무건전성 위험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월 말 기준 RBC비율 산출 시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도록 한 RBC제도 완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및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도 요구했다. 그는 “최근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발생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시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며 “부동산 PF대출 관련 여신감리를 강화하고 대체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험사는 해외채권 등 150조원 규모를 외화자산으로 운용하면서 91% 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하고 있다”며 “회사의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 관리와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에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사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스마트폰, AI를 활용한 보험모집과 함께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어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 혁신도 준비해 나가고 헬스케어 및 요양서비스 확대를 위한 규제개선 논의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보험소비자 보호와 취약계층 지원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보험산업은 소비자 신뢰가 매우 중요함에도 여전히 전체 금융민원 중 보험민원이 58%에 달하고 있다”며 “최근 실손의료보험 관련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는 한편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소비자 안내를 강화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