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분양결산-10대 건설사③]'대규모 미달' 대구·음성…'브랜드 아파트'도 소용없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수도권에서는 ‘귀한 손님’ 대접받는 브랜드 아파트도 지방에서는 허울에 불과했다. ‘과잉 공급’이 지적됐던 대구를 비롯해 충북 음성군 등 지방에서 상반기 대규모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7일 미디어펜이 올해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를 분석한 결과 대우건설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와 ‘음성 푸르지오 센터피크’, 롯데건설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등 3개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3개 단지 중 2개는 최근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나왔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 대우건설은 올해 2월 대구 달서구에 각각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와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를 분양했지만 모든 타입이 완전 미달을 기록했다.

단지별로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는 총 470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 118건에 그쳤다.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도 982가구를 모집했으나 청약통장 126개를 접수받는 데 머물렀다. 두 단지 모두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단일 타입으로 구성됐으나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충북 음성군에 공급한 음성 푸르지오 센터피크도 총 767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 469건으로 미달이 발생했다. 전체 5개 타입(84㎡A~C, 110㎡A·B) 중 84㎡C만 2순위 기타지역에서 마감에 성공했고 나머지 4개 타입은 모두 미달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에도 같은 지역에 ‘음성 푸르지오 더 퍼스트’를 공급한 바 있다. 이 단지는 74㎡B를 제외하고 마감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6대 1에 그치는 등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 외에도 GS건설이 지난 4월 분양한 ‘대구역자이 더 스타’도 총 6개 타입(77㎡A, 84㎡A~C, 113㎡A·B) 중 77㎡A가 미달되고 84㎡A·C가 각각 2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 단지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02대 1에 그쳤다.

또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월 공급한 ‘송도 럭스 오션 SK 뷰’는 최초 청약 접수 이후 네 차례 무순위 청약 진행에도 141㎡T가 2가구 모집에 1건만 접수되면서 분양이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가격 상승세와 분양물량 감소 등에 힘입어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인식 아래 ‘광풍’을 일으켰던 청약시장은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속히 냉랭해졌다. 정부의 공급 확대와 더불어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여파가 작용한 탓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대구 등 지방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심화했다.

부동산R114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1순위 청약경쟁률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지난해 전용면적별로 △60㎡ 이하 1.48대 1 △60~85㎡ 이하 3.55대 1 △85㎡ 초과 4.22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60㎡ 이하 0.4대 1 △60~85㎡ 이하 0.23대 1 △85㎡ 초과 0.13대 1로 모두 경쟁률이 미달됐다.

저조한 청약 성적 탓에 최근에는 ‘미분양 무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속된 입주물량 증가로 소위 10대 건설사를 칭하는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도 힘을 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2019년부터 연간 아파트 3만여가구가 공급된 대구는 미분양이 늘고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청약시장 움직임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분양시장 침체에 대구 내에서는 지속적으로 규제지역 해제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지난달 30일 열린 국토교통부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투기과열지구였던 대구 수성구를 비롯해 대구 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달서구·달성군 등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다만 당장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수자 입장에서는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매입 의지가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에 규제가 해제된 지역은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공급 부담이 현실화된 곳들이어서 단기 거래 증가나 다주택자 주택 추가 구입을 기대하기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