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가 2018년 이후 중단됐던 연대급 이상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는 등 8월 시작되는 후반기 연합훈련을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급 연합연습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강대강 대치’ 예고한데 이어 각 매체가 한미훈련에 대한 비난을 쏟고 있어 한반도 정세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한미훈련은 문재인정부에서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데 따라 축소된 바 있지만 윤석열정부 들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확대 및 강화가 합의됐다. 북한은 최근 7차 핵실험 징후까지 보이고 있으면서도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한미훈련에 대해 강도 높게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정전협정체결 69주년 기념연설을 통해 한미훈련을 “우리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이중적 행태”라면서 “조미(북미)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남한에 대해서도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다. 윤석열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위원장이 내놓은 첫 대남 메시지이기도 하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30일 “조미(북미) 대결이 강대강으로 치닫는 국면에서 군사도발을 일삼는 것은 핵전쟁의 도화선을 눈앞에 두고 불장난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도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언제 어느 때 제2의 조선전쟁(6.25전쟁)으로 확산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북한이 8월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뜸들여오던 7차 핵실험 단추를 누르는 것은 물론 IC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25일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포 17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3일 발사와 관련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현장에 참관해 발사 전과정을 지도했다고도 전했다. 2022.3.25./사진=뉴스1
국방부는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신형 액체추진 ICBM인 화성-17형 재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고체추진 미사일 성능 개량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25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
국방부는 또한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복구가 완료돼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미의 올해 후반기 연합훈련은 1일부터 미국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인 ‘퍼시픽 드래건’으로 시작됐다. 2016년 이후 6년 만에 재개된 이 훈련에는 한미일 3국과 함께 호주, 캐나다까지 총 5개국이 참가했다.
이어 한미는 22일부터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를 실시한다. 한미연합훈련에 정부의 을지연습 연계를 복원한 것으로 군 관계자는 “국가총력전 개념의 전구급 연합연습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국방장관은 9월 중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도 개최하기로 했다. 또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은 EDSCG 재가동 이후 연내 적절한 시점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TTX는 한반도에서의 핵위기 발생에 대비한 연합억제방안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습이다.
특히 내년 봄부터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도 부활한다. 쌍룡훈련은 현 정부 들어 사실상 첫 대규모 연합 야외 기동훈련이 될 전망이다. 상륙훈련은 방어가 아닌 공세적 성격인 만큼 북한이 크게 민감해 하는 연합훈련이다. 한미는 이 훈련에 미군 전략자산을 전개할지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을 경우 미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이 가입한 유일한 역내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한 남북한 당국자간의 조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 우리나라에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며, 북한에선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