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고유가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고 사고건수가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데다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 감소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사진=각사 제공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9.4% 증가한 2조584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 기준 역대 최고 수준으로 2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749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화재는 타사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낮았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특별배당금(약 11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순이익 증가율은 18.9%다.
매출을 의미하는 원수보험료는 1.3% 늘어난 9조887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종목별로는 일반보험의 원수보험료가 10%, 자동차보험이 0.9% 각각 늘었다.
보험 종목별 손해율은 일반보험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3.2%포인트 개선된 69.3%로 나타났다. 장기보험의 손해율은 81.1%, 자동차보험은 76.5%였다.
이어 DB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562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한 수치다.
원수보험료는 7조9107억원으로 6.4% 늘었고 영업이익은 7584억원으로 29.2%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0%, 장기보험손해율은 82.0%, 일반보험손해율 74.2%였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는 5조2826억원으로 7.1%, 영업이익은 6403억원으로 61.6% 늘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5.8%에서 74.1%로 1.7%포인트 개선됐다. 장기·연금보험 손해율도 76.8%에서 75.3%로 1.5%포인트 하락했다.
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내년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본적정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2160억원의 이익을 인식한 영향이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경상적 순이익은 2820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실적 회복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KB손보 측은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5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1% 늘었다.
매출액은 8조600억원으로 6.7% 늘었고 영업이익은 38.4% 증가한 5093억원이었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장기보험 손해율은 85.6%로 0.7%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로 침수차 손해액이 1000억원을 넘기는 등 손해율이 다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개 손해보험사는 폭우가 몰아친 지난 8일부터 11일 정오까지 총 9189대의 차량 피해를 접수했다. 이에 따른 추정 손해액만 1273억7000만원에 달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접수된 피해 차량 대수로 보면 외제차가 국산차의 절반 수준에 그치지만 추정 손해액은 훨씬 크다”면서 “이번 호우가 서울 강남 지역을 강타하면서 전체적인 손해액이 급증했다. 여기에 또다시 다음주 폭우가 예고돼 하반기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