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보험사들이 대안으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보험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보험침투율도 낮아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로부터 텐센트 등과 중국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변경과 증자 신청 건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주주변경 및 증자 승인에 따라 현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새로운 합작법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새 합작법인 지분은 삼성화재와 텐센트가 각각 37%, 32%씩 나눠 보유한다. 나머지 지분은 위싱과학기술회사(11.5%), 맘바트투자발전(11.5%), 궈하이투자발전(4%), 보위펀드(4%) 등 투자사들이 갖게 된다.
앞서 2020년 11월 삼성화재는 텐센트 및 현지 투자사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텐센트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보험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을 운영하는 글로벌기업이다.
삼성화재는 1995년 북경사무소를 설립하며 중국 손해보험시장에 진출한 후 2005년 해외 보험사로는 최초로 단독법인을 설립해 27년간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현재 중국 시장에는 삼성화재 외에도 현대해상, 코리안리, KB손보, DB손보,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이 진출해있다. 이들 보험사들은 중국 시장에서 보폭을 점차 넓혀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의 중국법인인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현대재산보험)는 2020년 10월 광동성지점을 설립하고 지난해 2월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현대재산보험은 광동성을 현지화 전략의 핵심지역으로 삼아 영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으로 현지화를 통한 중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해 2020년 4월 중국의 대표 IT기업 레전드홀딩스와 차량공유업계 1위 기업 디디추싱과 손잡고 합자법인을 출범했다.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2020년 12월 중국 은보감회로부터 상해지점 본인가 획득을 통보받아 지점 설립을 마쳤다. 상해지점은 1997년 세워진 북경사무소에 이어 중국 내 두 번째 거점이다. 북경사무소가 현지 시장조사와 본사 업무지원 역할을 했다면 상해지점은 실질적인 영업활동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중국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중국 내 보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보험시장은 전 세계 2위, 아시아 1위로 2018년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3.92% 성장한 57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보험료의 11.6%를 차지하는 규모다.
온라인 보험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 성장과 생태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695억위안(약 46조1788억원)으로 2013년(318억위안) 대비 약 8.4배 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대외개방을 확대하며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그동안 중국은 외자기업이 금융회사를 세울 때 반드시 중국 기업과 합작하도록 규제해왔으나 이제는 외자기업도 100%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생명보험회사 소유 제한 폐지, 영업지역 제한 폐지, 자산운용 규제 개선 등 외국보험사에 시장 진출 기회의 길을 열어줬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