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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인력 빼가기 논란…인력 구조조정 후폭풍

2022-08-31 15:1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대한조선·케이조선 등 조선 4사가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이 자사의 인력을 빼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7년여 기간 동안 이어온 조선업의 불황으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근로자들이 좀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로 이동한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왼쪽부터)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제공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대한조선·케이조선 등 조선 4사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사의 기술 인력을 유인·채용해 사업활동을 방해했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들 조선 4사 중 일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현대중공업 계열 3사가 각 사 주력 분야의 핵심인력 다수에 직접 접촉해 이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인 보수 이상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하면서 일부 인력에 대해서는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채용 절차상 특혜까지 제공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인력을 대거 유인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고한 조선 4사 회사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공정 및 품질 관리에 차질을 야기해 직접적인 피해를 주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수주 경쟁까지 크게 제한하는 등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활동 방해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선업계 및 노동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4사가 근로자에 대해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못해 근로자들의 판단에 따라 이직을 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최근 7년 만에 상반기 성과급을 지급할 만큼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산업은행의 공적자금으로 운영되고 상황에 하청지회 파업과 47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다소 부정적인 상황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오랜 불황으로 신입사원 또는 경력직 사원들에게 매력도가 떨어져 지원이 저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인력들이 다른 산업분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중공업의 경우 글로벌 1위의 위상과 함께 그룹 핵심 사업부문이라는 메리트가 동종업계 근로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연초 수시 채용 인원 400여 명을 선발한 데 이어 지난 3월 400명 규모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이 진행됐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호황을 맞이한 조선업계에 일할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선박 수주에서 건조까지 대략 2년여 가량 소요되고 있다. 2021년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가시화됐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54% 감소했다. 또 조선 빅3 인력은 2014년 총 5만5717명에서 올해 상반기 3만6594명으로 34.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며 조선소 인력대란이 발생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절벽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한 후폭풍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와 학계는 조선 4사의 공정위 신고에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수한 직종을 제외한 근로자의 이직에 대해 강제적으로 회사 측에서 막을 순 없다. 

처우가 보장되지 않은 한 신입 및 경력 사원 수혈이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 각 조선소 근로자들은 회사의 처우 수준에 따라 기존 인력 이탈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사는 타사에서 부당하게 인력을 채용한 바 없으며, 경력직 채용은 통상적인 공개 채용절차에 따라 모든 지원자가 동등한 조건으로 진행했다"며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면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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