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수의 부처가 내년도 예산이 삭감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2.4% 증가한 규모로 17조 2785억 원을 편성했다. 쌀가루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31일 내년도 예산은 올해 대비 4018억 원 증가한 규모로 실제 중앙정부 가용재원 증가율인 1.5%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차보전으로 전환된 정책자금 융자예산 3795억 원과 신규로 반영된 특별사료구매자금 6450억 원의 규모를 고려하면 농업 분야 지원 예산은 실질적으로는 올해보다 약 1초 4000억 원(8.3%) 증가한 수치다.
농식품부는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집행률이 낮은 사업 등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효율화하되,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외부충격에도 굳건한 식량주권 확보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농가 경영안정 강화 △농촌 활성화 및 동물복지 강화 등의 네 가지 분야와 △비료·사료 가격안정 지원 △직불금 확대와 같이 농업 현장의 체감도가 높은 사업에 2023년 예산을 집중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농식품부는 가루쌀 산업 활성화에 107억 원(농촌진흥청 36억 원 포함)을 투입한다. 가루쌀(분질미) 전문재배단지를 육성(40개소, 31억 원)하고 제조·가공업체에 가루쌀을 활용한 고품질 제품 개발(15개, 25억 원)과 소비판로 확보(20개소, 15억 원)를 위한 자금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입 비중이 높은 밀과 콩의 국내 자급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밀 비축물량을 1만4000톤(156억 원)에서 2만톤(245억 원)으로 늘리고, 콩은 비축 매입 단가는 kg당 4032원에서 4489원으로 인상(1234억 원)하는 한편, 공동 선별비 지원 규모를 3만톤(17억 원)으로 확대하는 등 밀·콩 공급 안정을 위한 예산을 증액했다.
또한 밀·콩의 생산 확대와 쌀 수급 문제 완화를 위해 전략작물직불을 도입(720억 원)해 농업직불제의 식량안보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 공급망 불안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민간기업이 해외 식량 공급망(해외 곡물 엘리베이터 1개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총 500억 원 규모의 융자금을 신규로 지원(이차보전 13억 원)한다.
또 청년 농업인 육성, 스마트농업·디지털전환 확산, 농산업 혁신생태계를 활성화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신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들이 안심하고 농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종합 지원해 청년농 3만 명 육성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도 △스마트농업과 농업의 디지털 전환 집중 투자 △농식품 관련 기술혁신 지원 확대 △농가 경영안정 강화 △농촌 활성화 및 동물복지 강화 등을 추진한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이 3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현재는 동계에 밀, 보리, 조사료, 감자 등의 동계작물을 심으면 직불금 50만원을 지급하는 이모작직불제가 있는데, 이는 1년에 대략 9만4000㏊ 정도로 예산은 약 460억 원 정도 소요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예산 계획은 동계에 밀과 조사료를 심고 하계에 가루쌀과 콩을 심으면 대략 250만원 정도의 직불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하계에 가루쌀이나 콩을 심으면 직불금을 지급되고 이는 벼를 대체하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차관은 “내년도 벼 재배면적의 감축 효과는 5000~8000㏊ 사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우선은 밀, 콩, 조사료 등 식량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적인 작목을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쌀의 수급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 사업은 점점 확대될 것이며, 농식품부 계획으로는 전체적인 전략작물직불의 지급 대상 면적이 올해는 9만4000㏊ 정도지만 오는 2027년 정도에는 약 14만㏊ 가까운 면적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14만 6000㏊ 정도까지 늘리게 된다면 쌀의 수급에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농식품부 2023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은 9월 2일에 국회에 제출되고 국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12월 2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