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에이치엘비그룹이 자회사 및 계열사들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으로 확대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엘비제약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에이치엘비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엘비그룹은 지난해까지 'HBS(에이치엘비 바이오 에코시스템)'를 구축하기 위해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을 진행해왔다. 연구개발부터 임상, 제조까지 신약개발 및 상용화 전주기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에이치엘비그룹은 2020년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믹테라퓨틱스, 메디포럼제약(에이치엘비제약)을 인수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신약개발 및 백신유통업체 지트리비앤티(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미국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치료제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에프에이, 비임상 전문기업 노터스 등을 사들였다.
해당 기업들 중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CAR-T 항암 치료제 'SynKIR-110'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회사는 FDA의 승인이 나는 대로 내년 1분기 중에는 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SynKIR-110' 는 앞서 진행한 마우스 전임상 시험에서 고형암에 대한 약효를 확인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분리해 유전자를 변형한 뒤 배양과정을 거쳐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는 항암 세포치료제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고 억제하면서 발달하는데,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 기능을 더욱 활성화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를 갖는다.
에이치엘비그룹 관계자는 "베리스모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CAR-T 치료제는 고형암까지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잇다"며 "메소텔린이 과발현된 난소암과 중피종, 담관암 등 3개 적응증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노터스는 미래 먹거리로 반려동물 치료제를 낙점하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노터스는 반려동물 사료 및 간식 전자상거래 기업인 개밥왕을 인수하기도 했다. 회사는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온 뒤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짰다. 후보물질 탐색 단계를 줄여 상용화까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뜻이다.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함께 항암제 '리보세라닙'을 동물용 유선종양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에이치엘비 헬스케어사업부로 흡수합병된 에프에이도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00억 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수백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국내 1회용 알콜솜 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판매가 확대되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엘레바테라퓨틱스에서 글로벌 권리를 갖고 있는 파클리탁셀 3세대 개량 신약인 '아필리아'의 독일 판매 준비도 완료했다. 아필리아의 현지 판매는 인셉투아가 담당한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신약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내실을 다져갈 계획이다"며 "관계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안정적인 유지, 지속적인 발전을 토대로 시너지 효과를 이뤄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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