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골프칼럼니스트인 방민준 전 한국일보 논설실장의 맛깔스럽고 동양적 선(禪)철학이 담긴 칼럼을 독자들에게 배달합니다. 칼럼에 개재된 수묵화나 수채화는 필자가 직접 그린 것들로 칼럼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주1회 선보이는 <방민준의 골프탐험>을 통해 골프의 진수와 바람직한 마음가짐, 선의 경지를 터득하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
▲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
전인지(21)가 일본 골프팬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전인지의 매력에 푹 빠진 일본의 골프팬은 물론 언론들까지 자존심이나 혐한감(嫌韓感) 따위는 다 내려놓고 전인지 그 자체가 발산하는 눈부신 매력 앞에 넋을 잃은 모습이다.
늘 미소를 잃지 않으며 친근감을 뿌리는 이보미(26)의 매력에 빠졌던 일본 골프팬들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대회에 처녀 출전한 전인지의 차원 높은 플레이와 품격 있는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본선수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탁월한 미모와, 그 미모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우아한 스윙은 라운드 첫날부터 갤러리를 불러 모았다.
특히 3라운드 접어들어 압도적인 기량으로 일본의 자존심 우에다 모모코(28)를 5타 차이로 밀어내며 질주하자 매스컴은 ‘무적의 페이스’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전인지의 우승을 예고했다.
10일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살롱파스컵 대회에서 전인지는 언론의 예측대로 합계 12언더파로 우에다 모모코를 4타 차이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했다
자국 투어에서 뛰지 않는 외국 선수가 갑자기 나타나 우승컵을 챙기면 심기가 불편하기 마련인데 전인지의 경우엔 전혀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 없다.
오히려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골퍼가 이제야 나타나다니!’하는 기류가 감지될 정도다.
외모만이라면 일본 골프팬들의 마음끌림 현상이 일시적인 것으로 돌릴 수 있으나 외모만큼 출중한 전인지의 스윙과 플레이는 고만고만한 자국 선수들에 익숙해 있던 일본 골프팬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빼앗아버렸다.
그것도 첫 출전에, 20세 273일의 나이로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기록까지 갈아치웠으니 일본 골프계가 발칵 뒤집힐 만도 하다.
일본 투어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가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것 또한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참고로 JLPGA투어에는 이번 살롱파스컵에 이어 9월 JLPGA 챔피언십, 10월 일본여자오픈, 11월 투어챔피언십 등 네 개의 메이저대회가 있다.
▲ 늘 미소를 잃지 않으며 친근감을 뿌리는 이보미(26)의 매력에 빠졌던 일본 골프팬들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대회에 처녀 출전한 전인지의 차원 높은 플레이와 품격 있는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삽화=방민준 |
2013년에 데뷔한 전인지는 국내에 머물고는 있지만 LPGA투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김효주나 김세영과 같은 급의 대어다. 데뷔 첫해에 KLPGA 투어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오픈을 석권한 전인지는 골프인생 최종 목표가 ‘3개국 내셔널 타이틀’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살롱파스컵 우승으로 두 번째 도약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셈이다.
이미 안선주 이보미 신지애 등의 태극낭자들이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JLPGA투어에 전인지가 새로운 ‘아이돌’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