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IBK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5곳이 2년 내 보유지분 매각 방침을 세운 출자기업이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 중인 지분 매각 기업으로는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한화생명, 우리금융지주 등이 거론된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확보한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혁신 계획'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5개 금융 공공기관은 2년 내 매각 착수 대상으로 총 12개사(계열회사 및 페이퍼컴퍼니, 극소수 지분 제외)를 고려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내세워 각 기관이 핵심 기능과 연관성이 낮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체 구조조정 등에 나설 것을 주문한 데 따른 행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IBK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5곳이 2년 내 보유지분 매각 방침을 세운 출자기업이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관별로 살펴보면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기관은 산은이다. 산은은 지난 2016년에 세운 혁신방안에 따라 지분 매각이 가능한 출자회사를 대상으로 매각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매각대상 출자회사는 132개사로 이 중 125개사에 대한 지분 매각을 완료했다.
대우조선해양·금호타이어 등 7개사만 남은 셈인데, 대우조선은 최근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만큼, 내년 상반기께 한화에 인수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7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 금호타이어의 경우, 산은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23%를 공동 매각추진 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이 회사 지분 7.4%(984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조선(2.6%)과 KG스틸(옛 동부제철·1.5%)은 잔여 지분을 연내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진캠(8.1%)과 환영철강공업(14.3%)은 잔여 지분을 대주주 협의 등을 통해 남은 하반기 중 지분 매각을 착수할 방침이다.
한국GM(17.0%)은 2016년 혁신방안 마련 당시 지분매각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2018년 정부와 GM 간 합의에 따라 2028년까지 지분 매각이 보류됐다.
KDB생명보험(92.7%)은 최우선 매각 대상이다. 당초 KDB생명은 JC파트너스가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지난 4월 매각이 무산됐다.
산은이 출자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한진칼과 HMM은 매각대상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한진칼의 경우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추진(대형항공사 통합 등)이라는 출자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매각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지분 20.6%(2조 7223억원)을 보유 중인 HMM에 대해서는 '매각 시 정부(금융위, 해수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채권단 관리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종정부청사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HMM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며 시황 불확실성, 인수자금 규모, 공공기관이 대규모 지분을 보유 중인 지분구조, 잠재매수자 탐색 등 여러 요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HMM의 민영화에 대한 원칙은 맞지만 시기는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또다른 HMM의 채권단인 신보와는 다른 행보라는 점에서 의문을 남기고 있다. 신보는 이번 혁신계획에서 부동산 이외 자산(신보 보유 상장주식)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에 따르면 신보는 HMM 등 보유 중인 상장주식을 2024년 상반기까지 분할 매각할 방침이다.
우선 장부가액 497억원의 주식을 올해 하반기 3493억원(6월 30일 종가 기준)에 매각하고, 내년 하반기 361억원어치의 주식을 2541억원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 상반기에는 51억원어치의 주식을 35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지분 매각가는 총 60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보는 지분 매각시기에 대해 '정부와 관계기관 협의 결과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보도 공적자금 지원 과정에서 취득하게 된 부실금융회사 네 곳의 지분을 매각 추진 중이다. 예보가 거론한 기업은 우리금융지주(1.29%), 서울보증보험(93.85%), 한화생명(10%), 수협중앙회 등으로, 출자지분 매각을 통해 2027년까지 4조 6557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은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의 청산 예정 시한이다.
출자회사인 우리금융에 대해 예보는 '2019년 6월 세운 매각로드맵에 따라 2022년까지 잔여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예보는 보유지분 5.80% 중 4.51%를 올해 상반기 매각했다. 현재 1.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10.00%)에 대해서는 '저평가된 주가, IFRS17 등 신제도 도입 영향 등 매각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가 계획 중인 매각 착수 시기는 2024년 상반기다.
수협중앙회에 지원한 자금(장부가 8183억원)은 올해 4월 609억원을 배당금으로 회수했다. 나머지 잔액은 수협이 내년부터 2026년 말까지 매년 800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2027년 말에는 수협이 한 번에 잔액 4374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서울보증(예보 지분율 93.85%, 장부가 3조 463억원)은 지난 7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의결한 매각로드맵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상장공모(IPO)를 추진하고, 소수지분은 2~3년간 분할매각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영권 지분매각은 이 회사 업무 성격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기은은 2025년까지 출자회사 세 곳을 정리해 837억원(6월 말 장부가 기준)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 곳은 DB자산운용, 한국금융안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으로, 기은이 각각 지분 9% 14.67% 2.24%를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와 지분매각을 협의 중인 가운데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캠코는 출자목적 달성으로 지분 보유 필요성이 낮아진 △한국자산신탁(5.72%) △엠비씨충북(15.41%) △고리(0.02%) △인켈(0.01%)의 출자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보고했다. 특히 한국자산신탁에 대해 캠코는 '연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매각 시기 및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