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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올리고 대출 내렸는데"…농협은행, 9월도 예대금리 가장 높아

2022-10-22 09:35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가계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 1위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권에서는 중금리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토스뱅크와 JB전북은행이 각각 업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를 내리는 자구책을 보이고 있지만, 공시에 활용되는 평가요소에 허점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장사'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 사실상 '은행 줄세우기'로 이어지고 있는데, 당국의 정책 의도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가장 높은 가계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권에서는 중금리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토스뱅크와 JB전북은행이 각각 업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1.90%포인트(p)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컸다. 뒤이어 우리은행 1.67%p, 신한은행 1.54%p, KB국민은행 1.20%p, 하나은행 1.18%p 순이었다.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 햇살론15, 안전망 대출Ⅱ)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도 5대 은행 중 농협이 1.85%p로 가장 컸다. 뒤이어 우리 1.41%p, 신한 1.25%p, 국민 1.16%p, 하나 1.14%을 기록해 가계 예대금리차와 같은 순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만 놓고 보면 농협은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은행 중 예금금리는 가장 높고 대출금리는 가장 낮은 편"이라면서 "만기 6개월 미만 단기성 정부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농협은행의 특수성 때문에 착시효과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가 예금·대출 중 하나만을 놓고 보면, 비교군 중 가장 혜택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대출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농협 1.83%p, 우리 1.22%p, 신한 1.13%p, 국민 0.94%p, 하나 0.87%p 순이었다.

지방은행권과 인터넷은행권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JB전북은행과 토스뱅크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우선 지방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를 살펴보면 전북은행이 7.38%p로 가장 컸고, 광주은행 4.58%p, BNK부산은행 2.27%p, 제주은행 1.53%p, DGB대구은행 1.23%p, BNK경남은행 0.95%p 순이었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도 전북 6.43%p, 광주 4.16%p, 부산 1.59%p, 제주 1.49%p, 대구 1.18%p, 경남 0.93%p였다.

인터넷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를 살펴보면 토스뱅크가 5.07%p로 가장 컸고, 케이뱅크 2.78%p, 카카오뱅크 2.10%p 순으로 집계됐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도 토스 5.07%p, 케이 2.78%p, 카카오 1.99%p 순으로 동일했다. 토스도 농협과 마찬가지로 전달에 이어 예대금리차가 비교군 중 가장 컸다. 

이와 관련해 토뱅 관계자는 "(토뱅의) 중·저신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다, 아직 담보대출이 출시되지 않았고 신용대출 상품만 형성돼 있어 (공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키워봐요적금' 금리와 수시입출금(파킹)통장인 '토스뱅크 통장' 금리도 공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수신금리는 저축성 예·적금을 지칭하는데, 토뱅의 대표 상품인 파킹통장은 여기에 반영되지 않는다. 예대금리차 공시 기준으로만 놓고 본다면, 토뱅에게 불리한 조건만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은행연합회가 3회차 예대금리차를 공시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당초 기획의도와 달리 정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파른 금리상승 여파로 은행들과의 의지와 달리 예대금리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금리 급등으로 신용대출의 경우 고신용자들도 평균 6~7%의 금리를 받고 있고, 조금이라도 신용도가 안 좋으면 10%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을 받을 사람은 대출금리만, 예금을 넣을 사람은 예금금리만 비교 공시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공시가 실수요자에게 의미있는 수치도 아니고 은행 이미지만 훼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푸념했다. 

공시에 반영되는 평가요소가 특정한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형성된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있고 가계 예대금리차가 있는데 가계는 개인예금, 개인대출에만 국한해서 마이너스를 해야 하는데, 기업이나 기관에서 유입되는 예금까지 평균해 내어 버리니 예금금리가 내려가는 착시를 빚고 있다"며 "하루 빨리 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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