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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증권사에 편집국장 두는 이유는?

2015-05-15 08:51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회사내에 편집국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또 다른 파격에 나섰다.

   
▲ 사진=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 페이스북

주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서 "드디어 회사 내에 편집국을 만든다"며 "한국은행을 거쳐 언론인 경력을 가진 분을 편집국장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리서치 보고서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릴 글까지 고객에게 전달되는 모든 글을 편집국의 감수를 거치게 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는 "비논리적 문장이 횡행하는 한국 증권가의 리서치 보고서를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는 없앨 것"이라며 "알아듣기 어려운 문장으로 쓴 고객 안내문이나 상품 설명서도 이제는 끝"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가 내정한 '편집국장'은 이주명 아시아경제 논설위원으로 알려졌다. 이 논설위원은 한국은행 조사부를 거쳐 한겨레신문 기자, 주간 이코노미스트21 편집장, 프레시안 편집부국장 등을 지낸 후 아시아경제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증권사들의 연구 보고서나 금융상품 설명서 등에는 우리말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이나 보통 사람의 수준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식 전문 용어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금리 상승폭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14일 모 증권사 일일 종합 보고서)처럼 어법에 맞지 않거나 "시장 아웃바운드 +20.6%, ○○투어 PKG +27.3%, FIT 포함 전체 송객 +35.0% 성장했다"(11일 모 증권사 업종 보고서)처럼 '업계 표현'으로 가득한 보고서가 수두룩하다.

우리말 단어를 두고 굳이 '이머징마켓'(신흥시장), '리스크'(위험), '마진'(이윤), '시그널'(신호), '밸런스'(균형), '턴어라운드'(전환), 펀더멘털'(기초여건), '디폴트'(채무 불이행) 같은 외래어를 쓰는 것은 거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다.

이에 앞서 주 대표는 2년 전 부임 직후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보고서를 없애버린 바 있다.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힘을 뺄 뿐만 아니라 비논리적인 주장도 슬라이드로 만들어 놓으면 그럴싸해 보이기 쉽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관공서에서 사용하는 개조식 보고서, 속칭 직땡 보고서가 한국 조직이 이렇게 비논리적인 보고서를 남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지 의심한다"며 "그래서 개조식 보고서를 폐지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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