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사립유치원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경영 안정성과 시설의 공적이용에 대해 적정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주최로 ‘사립유치원 영속적 운영을 위한 대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신성범 새누리당 교문위 간사 및 교육계 관련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유아인권위원회 선포식’ 후 바람직한 유아교육을 위해 사립유치원의 영속적 운영 방안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합리적․투명한 운영을 통해 공교육 기관으로서 사립유치원의 영속성을 정착시켜야할 때
이날 토론회에서 ‘사립유치원의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를 한 강릉대 유구종 교수는 “법과 제도의 기준으로 본다면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의 공교육을 위한 사회적인 요구를 수행해야 하는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설립이나 운영에서 국가의 재정 지원 및 수요 예측에 의한 체계적인 과정을 거쳤다기보다는 사인의 교육적인 열의와 재원에 의해 설립이 추진되었다”며 “그 결과 교육청이 제시하는 교육과정의 수행은 물론 교육적인 목표와 함께 유치원을 설립한 법인이나 개인의 경영 목표 및 경영의 책임 등도 고려해야 하는 이중적인 구조를 만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어 “국가는 법조문 형식으로 민간 부문에 의한 유아교육 시설 운영을 공적 시설로 전용하거나 지나치게 공익만을 중시한 투명성을 요구하기보다는 실제 유아교육에 투입된 재원을 바탕으로 투명성이나 공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재정 지원 노력을 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유치원 경영자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통해 공교육 기관으로서 사립유치원의 영속성을 정착시켜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아공교육 정책의 추진으로 유아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추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연세대 김정호 교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추계자료를 인용하며 “국공립단설유치원 원아 1인당 교육비는 원아 1인당 101만1160원(학부모부담금과 국가지원금 및 교사인건비)인 반면, 사립유치원의 1인당 교육비는 53만6379원(학부모부담금 및 바우처 금액)이다”라고 제시하며 “최근 한국의 사립유치원은 실질적으로 국·공립화 되어가고 있지만 국·공립유치원 대비 낮은 총교육비 및 사립유치원 영리성에 대한 국가의 부정적인 입장 등으로 사립유치원의 지위는 매우 빈약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국가가 사립유치원들이 자립형 사립고처럼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되 비용을 스스로 조달하는 유치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재와 같은 실질적 국공립체제를 받아들이는 유치원들에게는 공립과 같은 수준의 지원을 하고, 설립자의 노동에 대한 보수와 시설로 인한 자본비용을 인정해 주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 안정성과 시설의 공적이용료에 따른 적정 재원의 안정적 조달 필요
▲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주최로 열린 ‘사립유치원 영속적 운영을 위한 대안 모색’ 정책토론회.
주제발표 후 진행된 토론에서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개인의 재산권과 정부의 공공성이 충돌함으로써 사립유치원 정책방향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유치원 교육정책의 핵심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이 확실히 정해져야 하며, 유치원 교육개혁은 ‘규제혁신’의 차원에서 추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영속적 운영을 위해 검토가 필요한 부분 중 하나가 ‘사유재산공적이용료’이다”고 전하며 “사립유치원측이 ‘사유재산 공적사용료’를 신설하거나 집행하는 것이 사립학교법이나 유아교육법 등 관계 법률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교육청이 사유재산공적사용료 신설이나 집행을 사유로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리한 처분이나 감사 등이 진행될 경우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교육부 박주용 유아교육정책과장은 “토론회에서 거론된 유아교육 및 사립유치원의 현황과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 제도적인 개선과 보완을 통하여 유아교육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교육청, ‘공공형 사립유치원 모델 개발’ 관련 여론 수렴 중... 시범 운영방안 주목
한편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서울시 교육청이 ‘공공형 사립유치원 모델 개발’과 관련해 사립유치원의 의견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2014년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에 따라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형 유치원 운영 모델’ 3개안을 제시하고 사립유치원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중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공공형 유치원 운영 모델’은 (1안) 사립유치원 임대형, (2안) 사립유치원 법인화형, (3안) 기부채납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안) 사립유치원 임대형은 기존 사립유치원을 교육청 등 공공이 임대하여 운영하는 방식으로 교육청이 유치원 시설 임대료를 설립자/소유주에게 지불하게 된다. 사립유치원 임대형은 국공립 유치원에 준하는 재무회계규칙 도입 및 적용, 교원 임면권 등 운영 전반에 대해 권한 교육청이 행사, 학교 운영위원회 등 공립유치원에 준하여 구성 및 운영하게 된다.
(2안) 사립유치원 법인화형은 사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을 법인 운영 유치원화하는 방식으로 법인화 시 교육청은 유치원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게 된다. 사립유치원 법인화형 법인에 의한 운영으로 법인 재무회계규칙 등 적용, 공공에서 선정한 법인 이사비율 과반수로 구성된 이사회를 구성, 교육청 장학지도감독 전면 실시 및 학교 운영위원회 등 공립유치원에 준하여 구성 및 운영하게 된다.
(3안) 기부채납형은 사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을 공공에 기부채납을 통해 국‧공립화하는 방식으로 기부채납 약정 시 교육청은 유치원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게 된다. 기부채납형은 현 운영자(사인 및 법인)와 공공(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기부채납 시기를 정하고, 기부채납 시점까지는 현 운영자(사인 및 법인)의 운영권 보장, 약정한 기한 만료 후 유치원은 국고에 귀속하고 국‧공립화, 약정한 기한까지의 운영과 관련하여 국공립 유치원에 준하는 재무회계규칙 도입을 포함한 최소한의 공공성 강화 방안 적용하게 된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공공형 사립유치원 모델 개발’은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여 유아학교로서의 유치원의 위상을 높이고,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교육부의 공공형 유치원 도입을 위한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과도 부합되는 만큼 모델이 확정되면 2016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공형 사립유치원 모델’이 확정되어 시행에 들어가면, 경영 안정성과 사적시설에 대한 공적이용료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립유치원은 물론 유아교육의 향후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형 사립유치원 개요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들의 비율이 높고, 유아교육의 민간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사립유치원의 재정 운용과 공공성의 정도는 유아교육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의 재정 운용과 공공성의 정도는 유아교육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립 초 ․ 중등학교가 학교법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사립유치원은 개인이 설립하고 경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공공성이 취약하다. 앞으로 사립유치원에 투입되는 예산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본다면,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 방안과 이를 위한 정책 개편이 필요하다.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립유치원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공립유치원의 신규 증설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사립유치원에 재정지원을 하여 질적 수준을 높이고, 공립에 준하는 수준으로 공영화하는 것이 비용•효과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2014년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으로 ‘공공형 유치원 운영 모델’을 구축하여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였고, 3가지 안의 ‘공공형 사립유치원 운영 모델’을 제시하였다. 1안) 사립유치원 임대형 2안) 사립유치원 법인화형 3안) 기부채납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