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삼성과 SK, LG가 올해 3분기 다소 주춤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4분기에는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정비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하는 등 저마다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8조500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한 수준으로, 이 같은 실적이 현실화 될 경우 지난해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10조원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반도체(DS) 부문의 수익성 둔화 여파가 크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50% 수준인 4조원 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도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90% 하락한 1000억 원대에 그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문제는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투자 감축 없이 꾸준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투자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감산 계획이 없다”며 수요 둔화 위기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현재 176단 V낸드를 생산 중인 삼성은 내년부터 5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하고, 연내 세계 최고 용량의 8세대 V낸드 기반 제품 양산에 이어 2024년 9세대 V낸드 양산을 준비 중이다. 또 2030년까지 1000단 적층 V낸드를 내놓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0조 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또 향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일정기간 동안 이처럼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정상화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기업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LG전자도 올해 3분기 실적에서 경기 침체 여파를 비껴가지 못한 가운데,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에 집중하는 등 실적 둔화를 극복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7466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5.1%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실적이 기존 전망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4분기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 장기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SW(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속 육성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을 제고해 사업 운영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기업들의 악화된 실적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혹한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 됐다”며 “저마다의 생존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