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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노마드족 잡아라"…유동자금 흡수나선 인터넷은행권

2022-11-02 11:1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리상승기에 발맞춰 인터넷은행들이 수신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고객몰이에 나서는 케이뱅크는 10월 한 달에만 약 8100억원의 수신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금리경쟁에서 밀려 지난달 수신잔액이 꽤 줄어들었다. 재테크 문화가 예·적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은행들의 금리 인상 시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상승기에 발맞춰 인터넷은행들이 수신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고객몰이에 나서는 케이뱅크는 10월 한 달에만 약 8100억원의 수신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금리경쟁에서 밀려 지난달 수신잔액이 꽤 줄어들었다./사진=각사 제공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뱅의 지난달 말 수신잔액은 14조 3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약 8100억원 불렸다. 반면 카뱅은 32조 9801억원으로 전달 대비 약 1조 5759억원 줄어들었다. 카뱅은 지난 9월 말 수신잔액이 한 달 전보다 1조 3806억원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10월에는 크게 감소했다. 

수신 감소 배경에 대해 카뱅 관계자는 "최근 전체 은행권의 저축성 예금 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신 총 잔액이 감소한 것 같다"면서도 "26주적금, 저금통 등 카카오뱅크 대표 수신상품의 금리를 오늘부터 최고 7%포인트(p) 인상하는만큼 수신잔액이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두 은행의 수신잔액 변화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찾아다니는 '금리 노마드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과 한국은행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으로 주식·가상자산 시장의 수익률이 바닥을 향하면서, 자산시장에 쏠려있던 자금이 대거 은행권으로 몰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예·적금 금리를 적극 인상하자, 인터넷은행도 대세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수신상품에 대한 금리인상 시기다. 업계에 따르면 카뱅의 수신잔액 감소는 지난달 중순 이전에 집중됐는데, 이 시기 카뱅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연 3.3%에 그쳤다. 경쟁사인 케뱅은 당시 1년 만기 '코드K 정기예금'에 최대 연 4.6%의 이자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펼쳤다. 두 은행 간 예금금리 격차가 약 1.3%p에 달해 케뱅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뱅도 전날 핵심 수신상품인 △26주적금 △저금통 등 소액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연 7.0%p까지 대폭 인상했는데, 계좌 속 잔돈을 모아 자동 저축해주는 저금통의 금리는 연 3.00%에서 연 10.00%로 조정됐다. 

케뱅도 같은 날 자유적금 2종(△코드K 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의 금리를 최대 연 1.1%p 인상했다.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에 3년간 납입할 경우 금리는 연 5.10%에 달한다. 

케뱅 관계자는 "최근 예·적금에 대한 고객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유적금 2종의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여신잔액은 두 은행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우선 카뱅의 여신잔액은 27조 7142억원으로 전달보다 2526억원 증가했다. 카뱅이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업계 최저 금리 △편리한 프로세스 △중도상환수수료 무료 등으로 고객을 사로잡으면서 전체적인 여신잔고를 늘렸다는 평가다. 

케뱅은 9월 대비 약 3500억원 증가한 10조 1300억원을 기록해 출범 후 첫 여신잔액 10조원을 돌파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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