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오는 7일부터 안심전환대출 2단계의 신청·접수를 본격화 한다. 지난 1단계 접수에서의 '흥행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주택가격과 소득조건 등 신청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대출한도도 확대해 눈길을 끈다. 서울을 제외한 주요 수도권지역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이 대출 갈아타기(대환)에 나설지 주목된다.
3일 주금공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2단계 신청·접수가 오는 7일부터 2주간 본격 진행된다. 직전 신청과 동일하게 출생연도 기준 5부제를 적용하며, 이달 21일부터 연말까지 출생연도와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 신청물량이 공급목표 25조원을 넘으면 조기 마감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오는 7일부터 안심전환대출 2단계의 신청·접수를 본격화 한다. 지난 1단계 접수에서의 '흥행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주택가격과 소득조건 등 신청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대출한도도 확대해 눈길을 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대출 요건 완화다. 우선 주택가격은 KB시세 기준 4억원에서 2억원 상향된 6억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은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각각 완화됐다. 대출한도는 기존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최대 2억 5000만원에서 3억 6000만원으로 확대됐다.
1차 모집에서는 소득기준 외에도 주요 수도권지역 주택 중위가격에 크게 못미치는 기준을 내세운 탓에 공급목표치인 25조원 중 3조 9897억원(3만 9026건)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대표적으로 한국부동산원 기준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약 6억 900만원, 경기도 중위가격은 약 5억 3000만원 수준이다. 기준치 4억원을 훨씬 웃도는 만큼, 신청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잇단 금리인상으로 주택가격의 거품이 꺼지고 있고, 주금공 기준치가 상향조정된 만큼, 대환에 나설 수 있는 대상자도 꽤 늘어날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금리다. 금리는 직전 모집과 동일하게 만기 10년 연 3.8%부터 만기 30년 연 4.0%(저소득 청년층은 연 3.7~3.9%)가 적용된다. 이는 주금공의 대표 정책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 대비 약 0.45%포인트(p)(저소득 청년층 0.55%p 인하) 낮은 값이다.
주금공 고시에 따르면 10월 보금자리론 금리는 만기 10년 연 4.25%부터 만기 30년 연 4.45%로 형성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만기 10년 연 3.10%부터 만기 30년 3.35%와 견주면 약 1.15%p 상승한 셈이다.
보금자리론 금리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잇단 금리인상으로, 보금자리론 조달 비용(국고채 5년물)이 크게 증가한 까닭이다.
특히 전날 미 Fed가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을 단행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로 조정됐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00%에 불과한 만큼,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주금공은 연말 전후로 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또 내년에도 보금자리론을 통한 대환을 노릴 수 있지만 현재 금리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안심전환대출로 금리리스크를 덜어주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이용 중인 대출자들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보다, 대환으로 이자부담을 줄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으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은행권 변동금리 하단과 비교해도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낮은 실정"이라며 "대출기준이 완화된 만큼, 2단계 접수에서는 수요가 꽤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권 등 1금융권과 2금융권에서 일으킨 변동금리 주담대와 준고정금리 주담대를 이용하는 대출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단 대출기간이 5년 이상이면서 만기까지 고정금리로 설정된 주담대나 주금공이 제공 중인 정책모기지(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적격대출)는 대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