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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1등급도 이자부담 '헉헉'…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최저 연 6% 돌파

2022-11-07 13:19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으로 채권시장 금리가 요동치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어느새 연 6%를 돌파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신용자(1등급, 951~1000점)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연 6.06~7.84%를 형성하고 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의 준거금리로 활용하는 금융채 6·12개월물 중 6개월물 기준금리는 연 4.56~4.578%에 달한다. 1년간 고정금리로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채 12개월물의 기준금리는 연 5.03~5.05%를 나타내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어느새 연 6%를 돌파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여기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로 연 2.37~3.00%를 부과하고 있어 기본금리는 이미 7%대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은행이 내걸은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최종금리는 6% 초반대로 떨어진다. 사실상 금리 하단이 연 6%를 훨씬 웃도는 셈이다. 

한두 달 전과 달리 사실상 연 5%대 신용대출이 사라진 셈이다.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이들 은행의 신용등급 1등급(951~1000점) 신용대출 금리는 5% 초중반대를 형성했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4대 은행의 10월 일반신용대출 공시 금리(9월 대출금리)는 최저 연 5.18%(KB국민), 최고 연 5.45%(우리) 등 5% 초중반대를 형성했다. 

신용대출 금리 급등세는 하반기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말께부터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채권시장에 불안 심리로 확산되면서 금융채 금리가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채 AAA 6개월물(KORIBOR 6개월물) 금리는 올해 1월 3일 연 1.60%에 불과했지만, 5월 24일 연 2.00%, 7월 18일 3.01%, 지난달 19일 4.00%를 각각 기록해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레고랜드 PF ABCP 부도 사태가 부각되고 정부가 '50조+α'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은 지난달 23일 직후인 25일에는 금리가 연 4.252%로 올랐다. 지난 4일 6개월물 금리는 4.53%로 마감했다. 

앞으로도 신용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며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회의(9월) 이후 나온 데이터에서 최종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시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중단을 논하기엔 "아직 갈 길이 좀 남아 있다"며 '시기상조'임을 시사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오는 2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현재로선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에 이어 다음달에도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예정인 만큼, 한은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인상 폭은 미지수다. 고물가, 한미 간 금리격차에 따른 원달러 환율상승 등을 막기 위해선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다만 △가계·기업부채 증가 △금융권 및 기업들의 자금조달문제 △채권시장 자금경색에 따른 부실 리스크 등으로 급격한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은이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을 밟더라도, 신용대출 금리는 상향 조정될 수밖에 없어 대출 규모가 큰 기대출자나 급전이 필요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12월) 미국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이면, 아무래도 (한은이) 빅스텝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완화 기조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보일 경우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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